정상은 세명, 자리는 두개…'의자 무례' 외교결례 논란
EU여성수장, 따로 의자 안놔 장관과 '소파 착석' 수모

터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터키에서 의자가 제공되지 않아 소파에 앉는 수모를 당했다. 최근 여성 폭력 금지를 골자로 한 국제협약(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한 터키 측의 의도 섞인 외교적 푸대접이자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6일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트위터 등에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회의장 중앙에는 두 개의 의자만 배치됐고 그 자리엔 미셸 의장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앉았다.

본인을 위한 의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고 오른손을 들어 언짢음을 표현했지만 결국 터키 외교부 장관을 마주 보며 긴 소파에 떨어져 앉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샤를 의장과 같이 정상급 의전을 받아야 하는데, 그보다 낮은 장관급으로 취급된 것이다.

이 좌석 배치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전에 EU의 남성 정상들과 만날 때에는 3명이 나란히 동일한 의자에 앉았다.
이날 벌어진 일은 에르도안 대통령 측의 의도가 섞인 것이란 해석이 다수다. 특히 이날 회담은 최근 터키의 이스탄불 협약 탈퇴에 대한 EU 측의 우려를 전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도적이라는 것이다. 이스탄불 협약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가정폭력 방지 및 근절을 위한 유럽 협약으로, 2014년 발효됐다.

이에 대해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소파 게이트'로 명명하면서 터키의 외교적 결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