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영방송이냐" 항의 폭주 BBC 방송 시청률 폭락

영국

"시청자들 질리게 만들어"

영국 공영방송 BBC가 9일 세상을 떠난 필립 공의 추모 영상을 황금시간대에 틀어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하고 시청률도 폭락했다.

10일 가디언에 따르면 BBC One과 BBC Two 채널은 금요일인 9일 밤 모든 방송 스케쥴을 취소하고 사전 녹화된 필립공 헌정 영상을 24시간 동안 내보냈다.

40년 가까이 방영 중인 연속극 '이스트엔더스'와 1968년 방송을 시작한 가드닝 정보 프로그램 '가드너스 월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터셰프'의 최종회 등 인기 프로그램들의 방영이 취소되고 필립공 헌정 영상이 나오자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거나, 텔레비전을 끈 것으로 드러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채널인 BBC One의 시청률은 이날 평소보다 6% 가량 떨어졌다. BBC Two의 성적은 더 참혹했다.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평소 시청자의 3분의 2가 떨어져나가 34만 명만이 이 채널을 봤다.

BBC 웹사이트에서도 항의가 폭주했다.

BBC의 전폭적인 추모 방송과 그에 따른 대처는 영국의 좌·우 진영 모두에게 비판을 받았다. 노동당 소속 정치인이자 전 환경부 장관인 크리스 멀린은 트위터에 "BBC가 필립공 추모 영상을 북한의 국영방송처럼 내보낸 것은 큰 실수"라며 "수신료를 지불한 시청자들을 더 질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