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亞 최종 예선 PO 2차전
중국과 연장 혈투 끝 무승부로 탈락

잘 싸웠지만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다. 다 잡은 것 같았던 도쿄행 티켓이 손에서 빠져나갔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1차전서 1-2로 패했던 한국은 두 경기 스코어 합계 3-4로 뒤지며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선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며 공세를 펼쳤고, 전반 31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조소현이 왼쪽 측면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강채림이 논스톱 왼발슛으로 연결해 중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차전서 0-1로 뒤진 시점에 동점골을 넣었던 강채림이 두 경기 연속골로 팀에 리드를 안기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세를 올린 끝에 전반 막판 추가골을 뽑아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끝에 강채림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았고 중앙을 향해 강력한 크로스를 시도했다. 공은 그대로 중국 수비수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이 2-0으로 앞서가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전반을 잘 싸운 한국은 후반 들어 중국의 반격에 밀려 어려운 경기를 했다. 중국은 강력한 피지컬을 활용해 공격을 구사했고, 결국 후반 24분 세트피스를 통해 만회골을 넣었다. 스코어는 1차전과 같은 2-1이 됐고,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 골을 넣은 쪽도 중국이었다. 연장전반 13분 왕슈앙이 아크서클에서 공을 잡은 후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2 상황에서 한 골이 필요했던 한국은 득점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스코어가 되자 의도적으로 경기를 지연하며 한국의 흐름을 끊었다. 이유 없이 쓰러지기도 했고, 스로인, 골킥을 제때 하지 않으며 최대한 시간을 끄는 모습이었다. 주심은 연장후반 내내 중국의 비매너 행위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다. 바로 옐로카드를 꺼내 지연 행위를 막았어야 하는데 이를 방관하기만 했다. 중국은 끝까지 일관성 있게 시간을 끌었고, 한국은 여기에 말려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패배다. 한국 여자축구는 아직까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월드컵 16강 진출 경력까지 있지만 올림픽엔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출전권이 월드컵보다 적고, 호주와 중국, 일본, 북한 등 강팀들이 몰려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은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도전이 절호의 기회였다. 일본이 개최국으로 자동 진출하면서 경쟁률이 떨어졌다. 반대로 대표팀의 경쟁력은 강화됐다. 지소연과 조소현, 심서연 등 황금세대에 허리가 된 이금민, 장슬 등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강채림, 추효주 등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성장했다. 벨 감독은 이들을 잘 조합해 1,2차전에서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 2차전에서는 승리 문 턱까지 가면서 도쿄행 티켓을 절반 정도는 쥐었다. 비행기에 타기 직전까지 갔지만 도쿄행은 결국 실패했다. 3년 후 올림픽에서는 지금의 전력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다. 황금세대는 30대 중후반에 접어드는데 대체 선수들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안타깝지만 한국 여자축구는 언제 다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지 알 수 없다. 기약 없는 도전이라 이번 패배가 더 쓰리기만 하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