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쉽지않은 한국 가족 초청 방문 고민…"미국선 여권만 있으면 접종 가능"

[뉴스포커스]

한국, 아스트라제네카백신 보류 등 접종 더뎌
미국은 인구 2억 6천만명 다 맞고도 남을 정도
한국에 나가 살고 있는 일부 한인들도 미국행

# 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의를 위해 타운 내 한 병원을 찾은 임모씨(51)는 예약도 없이 얼떨결에 백신 주사를 맞게됐다. 임씨는 "병원 측에서 예약 여부를 묻지도 않고 그냥 주사를 놔줬다"며 "함께 간 친구도 접종을 그냥 해줬는데 순간 한국에 계신 노모가 생각이 났다"고 했다. 임씨는 "최근 한국은 확진자가 급증하고 백신은 언제 맞을 수 있을지 기약도 없다"며 "어머니를 미국으로 모셔와서 백신 접종을 해야할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미국 내 16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되면서 LA 한인들 사이에서 고국의 가족을 미국으로 불러들여 백신을 맞게하는 '백신 초청'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백신 공급이 보류되면서 백신 접종 시기가 불투명해지고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는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미국이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 가능한 빨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조건없는 백신 접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내 대부분의 접종소는 체류 신분이나 주거지 증명, 보험 서류 등의 요구없이 누구에게나 접종을 실시하고, 여권만으로도 접종이 가능하다.

여권에 적힌 이름이 예약자와 같은지 확인하거나 LA 주민이냐고 묻는 말에 직접적인 확인 없이 '그렇다' 고 답하면 접종은 식은 죽 먹기다. 한인들 사이에선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소로 지정한 곳 외에 교회나 커뮤니티 센터 등에서 남는 물량이 유입되어 예약 없이 백신을 맞는 경우도 있다. 현재 미국은 접종 대상인 성인인구 2억6000만명이 다 맞고도 남는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백신 접종을 하러 타운의 한 약국을 찾은 박모씨(35)역시 별다른 절차 없이 백신을 맞았다. 의료진은 여권에 있는 예약자 이름만 확인하고 바로 백신을 접종했다. 한국에 가족을 둔 기러기 아빠인 그는 "미국에선 해외 입국자가 2주 자기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한국에 있는 부인과 아이들을 초청해 백신을 맞게하는 방안을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내 백신 보급이 더디다 보니 은퇴 후 미국을 떠났거나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던 일부 한인들 역시 백신을 맞기위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의무화 하지 않는데다 누구나 쉽게 백신을 접종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위험을 피해 한국으로 떠났던 김모씨(45)는 "한국에선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몰라서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며 "미국에서 16세 이상 일반인들의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말에 부리나케 귀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