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동안 움추렸던 여행 욕구 터진다

뉴스분석
유나이티드항공 270대 계약 사상 최대규모
사우스웨스트 델타·아메리칸항공도 뒤따라
'파산 위기' 렌터카 허츠 차량 구입 회생 기회

코로나 백신 확대에 따른 경제 재개방과 맞물려 봇물 터지듯 늘어난 여행객 폭증에 대비 항공사들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동안 참았던 여행 욕구를 분출시키는 소위 '보복여행'에 배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유나이티드항공은 보잉과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 270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보잉의 737맥스 200대와 에어버스의 ‘SE A321네오’ 70대로 정가 기준으로는 300억달러에 달한다. 유나이티드항공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구매 계약이다. 미 항공업계로는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기존 주문과 이번 계약을 통틀어 유나이티드항공은 새 항공기 500대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보유 중인 구형 항공기 300대를 대체하고 200대를 추가해 연간 운항을 4~6%가량 늘릴 수 있게 된다. 미 국내선 편당 좌석을 30% 확충하는 한편 퍼스트클래스 등 고가 좌석을 75% 이상 추가하기로 했다. 또 모든 항공기 좌석에 스크린을 설치해 비행 중 영화 등을 감상하려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부채가 330억불에 달하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재무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대규모 구매 계약이 다소 무리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회사 측은 다음달부터 순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선보다 수익성이 좋은 국제선 운항은 당분간 완전 재개가 쉽지 않겠지만 유나이티드항공은 조만간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길을 택했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경쟁사들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026년까지 2만5000명을 신규 채용해 현재보다 직원 수를 37%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다른 미 항공사들도 항공기 확보에 나섰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 3월 보잉에 항공기 100대를 주문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34대를 추가 구매했다. 델타항공도 4월 에어버스에 항공기 25대를 추가 주문했다고 공개했다. 코로나19 사태 전 항공기를 대량 주문해둔 아메리칸항공을 제외한 미 4대 항공사가 올 들어 모두 공격적으로 항공기 확보에 뛰어든 것이다.

수요가 늘고 있는 렌터카 업계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미 렌터카 업체 허츠는 최근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22억달러를 조달하고 이를 차량 확보에 사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파산보호 신청을 할 만큼 위기에 몰렸던 허츠가 렌터카 수요 급증으로 회생 기회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