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올림픽 전통… 메달 수여식 '셀프'로, 선수가 직접 메달 목에 걸어야
[금요화제]

"쟁반에 담아 선수에 전달", 악수·포옹도 NO
취재경쟁도 사라지고 산수 사인 요청도 차단
코로나 양성 판정시 '실격' 아닌 '기권' 처리

결승전에서 상대를 꺾은 뒤 환호하면서 코칭스태프와 동료선수들에게 달려가 안기며 벅찬 감동의 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은 치열한 우승 경쟁만큼이나 감동을 안겨주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다. 금메달을 받은 선수가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국가 연주를 들으며 은메달·동메달 선수를 자신의 시상대로 불러올려 손을 맞잡고 환호하는 모습 또한 치열한 경쟁 후에 이어지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하지만 오는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

일본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자신이 직접 목에 메달을 걸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체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역 규정 때문이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4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에서 전통적인 메달 수여 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시상식에서) 메달을 트레이(쟁반)에 담아 선수에게 주고, 선수가 직접 메달을 목에 걸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IOC 위원, 종목단체의 고위 관계자 등이 메달을 입상자들의 목에 걸어주는 게 올림픽 시상식의 전통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비접촉’ 시상식으로 진행된다. 바흐 위원장은 “소독한 장갑을 낀 사람이 메달을 트레이에 올려놓으면, 선수가 만지기 전까지 그 누구도 메달을 만지지 않을 것”이라며 “(시상식에선) 악수, 포옹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상자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상대에 오른다.

올림픽의 또 다른 볼거리인 취재 경쟁도 연출되지 않는다. 취재는 ‘비접촉’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경기 종료 직후 경기장 내 공동취재구역에서, 메달 수상자들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과 만났지만 이번 도쿄올림픽 기자회견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수십 명의 취재진, 카메라가 몰려다니는 진풍경을 도쿄올림픽에선 기대할 수 없다.

또 코로나19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규정도 바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출전하지 못한다면 도핑에 적용되는 '실격'과 달리 '기권·미출전'으로 간주된다. 

도쿄올림픽은 23일에 개막해 내달 8일에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