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5개 주요 은행 총113개 지점 분석…여성 지점장 86명, 남성 27명의 3배 넘어

[뉴스포커스]

최장 38년차등 장기근속 지점장 다수
대부분 50대 이상 한국어권 1세대 女

고객 친밀도 높고 공감능력 우수 장점
20년 넘게 ‘여성 지점장 시대’ 이어져

코로나19 이후 은행 서비스 체계 급변
차세대 뱅킹 위한 전문성·경쟁력 요구

한인은행가에 ‘여풍’이 대단하다. 각 지역의 지점을 책임지고 있는 대다수 지점장 자리를 여성들이 꿰차며 20년 넘게 ‘여성 지점장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본보는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 한미은행(행장 바니 이), 퍼시픽 시티 뱅크(행장 헨리 김), CBB뱅크(행장 조앤 김), US메트로뱅크(행장 김동일) 등 주요 5개 은행을 대상으로 여성 지점장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달 9일 현재 이들 5개 은행의 지점 총 113개 중 여성 지점장은 86명으로 전체 의 7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0개 지점 가운데 거의 8개 지점의 지점장이 여성이라는 것이다. 남성 지점장은 27명으로 비율로는 24%였다.

지점장 외에 바니 이(한미), 조앤 김(CBB뱅크), 민 김(오픈) 등 여성 한인 은행장이 3명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인은행 관리직의 여성 쏠림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창립 년도가 긴 은행들의 경우 38년차까지인 장기근속 지점장도 탄생하는 등 한인은행 여지점장들 중 상당수가 영어보다는 한국어가 더 편한 1세대 여성이다. 상대적으로 30~40대 1.5세나 2세 영어권 지점장은 많지 않다.

이에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 대다수 지점장 자리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20년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세대가 주고객인 로컬 한인은행 특성상 아무래도 서비스면에서 부드러우면서도 공감능력이 강한 여성들을 선호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 지점장이 더 많아지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인은행 여성 지점장들의 경우 지점의 대출이나 예금고 향상에 탁월한 실적을 올린 것이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남성들이 좌지우지하던 한국 금융계에서도 여성 지점장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올초 승진 지점장의 30%가 여성이었다.

너무 오랜 기간 지점장이 교체되지 않는데 따른 은행내 여성 간부 적체, 영어권 고객 유치 어려움 등 고민이 없지 않지만 실적 등을 감안할때 아직까지 한인은행의 여성 지점장 선호 현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금융계에 불어닥친 변화 움직임은 한인은행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은행 지점 폐쇄, 대대적인 감원 등이 가사화되고 있는 가운데 테크놀로지, IT, 온라인 뱅킹 등에 능한 차세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각적인 준비작업을 서둘러야한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제까지 이민 1세대의 한국적인 정서와 언어의 편리성을 무기로 다진 한인은행의 성장은 더 이상 재현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보다 한걸음 앞선 전문성과 경쟁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