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자유형 100m 결승전 47초82로 5위
금메달 따낸 드레슬보다 빠른 반응속도
서양인 같은 파워 영법… 아시아 신기록
실전서 기량 급성장… 자유형 50m 기대

세계 최고 무대에서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 자연스레 전세계 수영 무대를 주름잡을 '라이징 스타'로 발돋음했다. 최강자 케일럽 드레슬(25.미국)도 자신과 경쟁한 만 18세 선수를 향해 놀라움을 감추지 않는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훨씬 더 많은 한국 수영 '차세대 아이콘' 황선우(18.서울체고) 얘기다.
아쉽게 메달은 놓쳤으나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황선우는 올림픽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남자 자유형 100m 최고 성적을 냈다. 29일 자유형 100m 결승전에서 47초82로 5위에 자리했다. 전날 준결승전에서 기록한 47초56보다는 못했으나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전날 황선우는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아시아 신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무엇보다 황선우는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이후 65년 만에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아시아 선수가 됐다. 당시 일본의 다니 아쓰시가 결승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이후 아시아 선수들은 단거리에서 좀처럼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육상과 마찬가지로 단거리에서 동양인은 서양인들의 신체조건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황선우는 인종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반응속도만 놓고 보면 최강자 드레슬 이상이다. 반응속도 0.58초로 드레슬보다 빠르게 스타트를 끊는다. 드레슬은 결승전에서 47초02로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준결승에 이어 결승에서도 드레슬 옆에서 의미있는 경쟁을 했다. 드레슬은 지난 28일 준결승을 마친 후 "나는 18살 때 황선우보다 빠르지 못했다"고 미소지었다. 영법부터 보통의 동양인과는 다르다. 황선우는 왼팔보다 오른팔을 더 강하고 멀리 내지르는 엇박자 스트로크를 한다. 박태환을 비롯한 동양 선수 대부분이 왼팔과 오른팔을 일정하게 스트로크하는 것과 달리 황선우는 서양 선수들이 구사하는 파워 영법으로 세계 최강자들과 경쟁하고 있다.
자유형 100m를 마친 후 황선우는 "결승에 진출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 멋진 선수들과 함께 뛴 것도 영광"이라고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형 100m는 단거리라 선수들 몸이 다 엄청 크고 좋다. 나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몸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웨이트로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우면 더 나은 기록이 나올 것 같다"고 자신의 과제를 전했다.
지금까지 황선우는 아직 성장기인 것을 고려해 훈련 프로그램에 웨이트 트레이닝은 제외했다.
굵직한 시작점을 찍은 황선우의 올림픽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황선우는 30일에는 자유형 50m 예선에 임한다. 주종목인 200m, 100m는 끝났지만 실전을 통해 기량이 늘고 있는 황선우다. 황선우의 자유형 50m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