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하정우가 1심에서 벌금 3000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벌금 1000만 원 보다 3배에 달하는 액수다.

14일 오후 1시 5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단독(사건번호 2021 고단 3608) 박설아 판사 심의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하정우(본명 김성훈)의 1심 선고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서울지법 형사 법원 입구에는 하정우를 취재하러 온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재판 30분 전 도착한 그는 검은 양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하정우는 취재진에게 “선고를 앞두고 있어서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없다.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막하게 이야기했다 . 또 팬들에게는 “너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정우는 항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달 1심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검찰은 하정우에게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오늘(14일) 1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하정우에게 검찰 구형보다 더 높은 벌금 3000만원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하정우)은 수면마취가 필요하지 않은 피부미용 시술을 하면서 남용할 경우 신체적, 정신적 의존성 우려가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하고, 지인의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게 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특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와 공인의 지위로서 범행을 저질러 죄책도 무겁다”고 지적했으며 다만 “정확한 투약량을 알 수 없고 투약 횟수와 빈도를 비춰보면 김씨의 프로폴의 의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법원을 빠져나오면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조심해서 살겠다”고 짧게 말했다.

하정우는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병원에서 투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해당 성형외과 원장에게 지인의 인적사항을 건네줘 지인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는데 공모한 혐의도 받으며 약품 투약에 있어서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애초에 검찰이 벌금 1000만 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은 법리 판단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 사건을 정식 재판으로 회부했다.

하정우는 지난 달 1심 공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주의 깊지 못했고 경솔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깊이 반성했다. 많은 관심을 갖는 대중 배우가 신중히 생활하고 모범을 보여했는데 동료와 가족에게 심려끼치고 피해 끼친 점 고개 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재판장님 앞에서 다짐하고 싶다. 사회에 좋은 영향 건강 기여하는 배우 되겠다. 이 과오 만회하고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재판장님께 선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근 하정우를 비롯해 방송인 에이미,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 그룹 비투비 전 멤버 정일훈 등의 마약 불법 투여로 연예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하정우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면 마취가 필요없는 피부 미용 시술을 받으면서 프로포폴을 19회에 걸쳐 불법 투약했다. 연예인들의 이어지는 불법 마약 투여에 대중들의 실망감은 짙어져만 갔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