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들 '휴식일 수' 탓 돌려보지만
류현진 "생각조차 않은 일" 에둘러 대답
누적 기록 보면, 현행 4일이 가장 안정적
ML선 '적은 이닝' 탓 기량 과소평가
투구 패턴 변화로 에이스 본때 보여야

메이저리그 에이스급의 선발 로테이션은 기본 5일마다 등판이다. 5선발의 경우 에이스의 5일 로테이션에 밀려 등판을 거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개막전에 맞춘 1,2선발의 로테이션 준비 과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 후 최악의 피칭(2.1이닝 7실점)을 보인 류현진의 로테이션에 뒷말이 많다. 4일 휴식 후 등판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하는 6일째 등판이 좋지 않았겠느냐는 결과론을 놓고 하는 뒷말이다. 정작 토론토 출입기자들은 4일 휴식 후 정상으로 등판한 볼티모어 부진에 아무런 말이 없다.
류현진도 국내 특파원의 이 지적에 "미국에서는 이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런 생각(엑스트라 데이 휴식)은 전혀 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시즌 류현진 피칭의 특징은 꾸준하지 않은 '널뛰기 피칭'이다. 등판 간격에 문제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실제 기록으로는 4일 휴식 후 등판이 좋지 않다. 하지만 에이스급 투수가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4일 휴식이 아닌 6일째 등판을 원한다면 MLB에서 생존할 수가 없다. KBO리그 투수로 만족해야 한다. 
류현진은 2021년 4일 휴식 후 등판한 게 12경기다. 기록은 4승3패 평균자책점 5.64로 매우 부진하다. 5일 휴식의 경우 10경기 6승3패 2.61이다. 5일 이상은 6경기 3승2패 4.11을 작성했다. 
찰리 몬토요 감독과 피트 워커 투수코치는 류현진의 올해 등판 간격에서 기록에 차이가 있다고 이를 조정할 리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기록은 시즌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데뷔 후 류현진의 통산 기록은 4일 휴식에서 정상적인 기록을 보였다. 4일 휴식 58경기 25승14패 3.26, 5일 휴식 68경기 30승20패 3.35, 5일 이상 39경기 17승9패 2.67이다. 통산 기록으로는 등판 간격이 5일 이상 휴식이었을 때가 가장 빼어나다. 하지만 이를 2021시즌에 대입하면 다르다. 6경기에서 3승2패 4.11인 터라 5일 휴식 때보다 나쁘다. 
등판 간격이 호투와 승리를 보장해주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MLB에서 등판 간격을 면밀히 관찰해보니 4일 휴식이 가장 이상적이다는 게 누적된 기록으로 나타난다. 류현진은 2019년 5월 8일, 13일 경기에서 4일 휴식 후 등판해 잇달아 완봉과 8이닝 무실점 역투로 메이저리그 '이 주일의 선수'가 된 적도 있다. 
에이스에게 휴식을 더 취하게 하고 등판 간격을 뒤로 늦추는 경우는 연속으로 이닝이나 투구수가 평소보다 많았을 때다. 류현진은 7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80개의 투구를 했다. 올 시즌 100개 이상 투구가 단 4차례에 불과하다. 코칭스태프는 철저하게 류현진의 투구수를 관리해줬다. 
MLB 기자들이 류현진의 기량을 과소평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적은 이닝, 적은 투구수다. 에이스는 긴 이닝, 긴 투구로 불펜의 비중을 덜어주는 책임이 있다.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는 역할도 해야한다. 류현진이 널뛰기 피칭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등판 간격 조절이 답이 아니라는 건 기록으로 알 수 있다. 
올해 류현진의 유난히 굴곡 심한 피칭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AL동부의 프레스, 서른 중반의 나이, 구위 저하 등등이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류현진은 야구 두뇌가 매우 뛰어나다. 뉴욕 양키스 전에서 슬라이더로 승리했고 볼티모어 전에선 체인지업을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정교한 제구를 앞세운 피네스 투수라 갑자기 구속을 끌어올릴 수 없다. 결국 타자와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류현진은 다음 경기에서 투구 패턴을 달리할 것이다. 그곳에 답이 있다.  LA | 문상열전문기자

moonsy1028@sportsseoul.com
LA | 문상열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