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 진출…PGA 투어 8승, 시니어 투어에서도 첫 승
30일 개막 KPGA 코리안투어 대회 출전 차 귀국

'한국 골프의 선구자'로 불리는 최경주(51)가 다시 한번 한국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최경주는 26일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이로써 최경주는 한국 선수 최초로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챔피언스투어는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1970년생 최경주는 지난해부터 시니어 대회 출전을 시작했다.
최경주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골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역도 선수로 활약하다가 고등학생이 돼서야 골프에 입문한 최경주는 1995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팬텀 클래식에서 국내 첫 우승을 달성했고, 1999년 11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미국에 진출했다.
한국인 최초로 PGA 투어로 나갈 때만 해도 주위에서는 '영어도 못 하고, 기량도 미국 선수들과 차이가 크게 난다'며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고 실제로 PGA 투어 첫해였던 2000년에는 상금 순위 134위에 그쳐 다시 퀄리파잉스쿨로 밀려났다. 그러나 2년 차인 2001년에 '톱10' 성적을 5차례나 내며 가능성을 확인했고 2002년 컴팩 클래식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미국 무대 첫 승을 따냈다. 한국 선수의 PGA 투어 첫 우승이었다.
역도 선수 출신다운 강한 하체 근력과 '벙커샷의 달인'으로 불리는 위기관리 능력, 벙커샷 연습을 할 때는 모래 안에서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성실함 등이 그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이 됐다.
이후 최경주는 2011년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PGA 정규 투어에서 8승을 수확,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29ㄱ일본)가 6승으로 추격 중이다. 지난주 PGA 챔피언스투어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한 최경주는 불과 1주일 만에 기어이 우승 고지를 밟아 '코리안 탱크'의 저력을 발휘했다. 2002년 PGA 투어 첫 우승 이후 19년 만에 챔피언스 투어도 제패했고, PGA 정규 투어 최근 우승인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기준으로 해도 10년 만에 다시 오른 왕좌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 팀 부단장, 2016년과 2021년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 2020년 KPGA 부회장 선임 등 최근 선수보다 '후방 지원' 역할을 더 많이 맡았던 최경주지만 2주 연속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일궈내며 건재를 알렸다.
키 173㎝, 몸무게 83㎏의 다부진 체구의 최경주는 부인 김현정 씨와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지난달 차남 최강준(18) 군이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최경주 재단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강준 군의 영문 이니셜도 최경주와 같은 'K.J 최'다.
최경주는 PGA 투어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때도 우승 직후 국내 대회인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했고, 이번에도 똑같은 일정이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는 최경주는 30일 경기도 여주에서 개막하는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