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시관 "손에 목 졸려 숨져…시신, 벌판에 3∼4주 방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약혼자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20대 여성이 부검 결과 목을 졸려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한 개비 퍼티토(22)를 부검한 미 와이오밍주(州) 티턴카운티의 브렌트 블루 검시관은 12일 퍼티토의 사인을 손에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판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이 보도했다.

블루 검시관은 발견 당시 퍼티토의 시신이 벌판에서 3∼4주간 방치된 상태였다면서도 그녀의 시신이 매장된 채 발견됐는지, 시신에 멍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답하지 않았다.

또 발견 당시 시신의 부패 정도나 독극물 검사 결과 등도 밝히지 않았다.

퍼티토의 시신은 지난달 19일 와이오밍주 서부의 브리저-티턴 국유림 곳곳에 있는 캠핑장 중 한 곳에서 발견됐다. 블루 검시관은 이미 지난달 퍼티토가 살해당했다고 판정한 바 있다.

이날 부검 결과는 시신이 발견된 지 거의 한 달 만에 나온 것이다. 블루 검시관은 부검에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다양한 전문가를 초빙해 광범위한 독극물 검사 등을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퍼티토는 지난 6월 약혼자인 브라이언 론드리(23)와 승합차(밴)를 타고 동부의 뉴욕에서 출발해 전국의 주요 국립공원을 돌며 캠핑하는 자동차 여행에 나섰다.

이들은 10월 말 핼러윈 때 서부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 도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론드리는 9월 1일 퍼티토 없이 혼자 플로리다의 집으로 돌아왔고, 퍼티토의 가족은 같은 달 11일 퍼티토에 대해 실종 신고를 했다.

론드리는 퍼티토의 행방을 묻는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다가 13일 플로리다 남부의 습지에 캠핑하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들 커플은 자신들의 행복한 여정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많은 구독자를 모았다. 그러나 실종 사건 뒤 공개된 경찰의 차량 검문 동영상에서는 여행 중 퍼티토가 론드리의 뺨을 때리며 다투는 등 이들 커플에게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것과는 다른 면모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론드리의 변호인은 "론드리가 허락 없이 퍼티토의 직불카드를 쓴 혐의로 기소되긴 했지만 그는 퍼티토의 사망과 관련해 '관심 인물'(사건의 주요 단서를 알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일 뿐"이라며 "그의 소재가 파악되면 사기 혐의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 검시관은 론드리를 의심하느냐는 물음에 "살인을 누가 저질렀는지는 경찰이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퍼티토의 죽음이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가정폭력과 관련된 많은 죽음 가운데 하나"라고 밝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경찰은 론드리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