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대 보고서…"전쟁 후유증 심각, 전체 자살률 앞질러"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9·11 사태 이후 20년간 지속된 테러와의 전쟁에 투입됐던 미군 참전자들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브라운대 왓슨 연구소가 정부 자료 및 2차 문헌, 인터뷰 등을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이후 아프간전 및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미군 가운데 3만177명이 자살을 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사자 7천57명의 4배가 넘는 수치다.

보고서는 참전자들의 자살률이 민간인을 앞질렀다는 점을 지적, 통상 군인들의 자살률은 전체 자살률을 밑돌았다는 점에서 후유증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자살의 요인은 복합적이라면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 군대 특유의 문화와 훈련, 지속적인 총기 사용, 복귀 후 일상생활 적응의 어려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에서 적대세력의 급조폭발물(IED) 사용 증가로 외상성 뇌손상 발생이 늘어났고 의학 기술의 발달로 부상자들이 후송되는 대신 치료 후 전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복합적 트라우마 발생 상황에 노출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게다가 전쟁이 장기화하며 일반인들의 무관심을 부채질했고 이는 참전자들의 사회 복귀에 또 다른 어려움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