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출생 수능만점에 하버드 로스쿨 졸업

"진보거물 워런 후계자"…유색인종 영향력 확대에 승전고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30대 중반의 대만계 이민자 2세 여성 미셸 우(36)가 2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 등 현지 언론은 우 후보가 보스턴 최초의 유색인종 시장 당선자이면서, 첫 여성 시장 당선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지역지 보스턴 헤럴드에 따르면 보스턴은 1822년 초대 존 필립스 시장 이후 199년간 시장을 지낸 이들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

흑인인 킴 자네이 시장 대행이 최초로 시장직을 맡은 여성·흑인의 기록을 세운 바 있지만, 선출된 유색인종·여성 시장은 우 당선자가 처음이다. 자네이 시장 대행은 전임 마티 월시 시장이 바이든 행정부의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시장대행직을 승계받았다.

우 당선자는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화학 분야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4∼5살 때부터 우 후보자가 부모의 '통역사'로 활약했다.

그는 미국 수학능력적성검사(SAT)에서 만점을 받았고,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로 거슈윈의 피아노곡 '랩소디인블루'를 연주했다고 한다.

우 당선자는 하버드 대학, 하버드 로스쿨을 다니면서 보스턴에 정착했다.

조현증에 걸린 모친을 돌보는 과정에서 여러 난제 속에 미국 관료제의 한계에 염증을 느껴 로스쿨에 입학했다고 한다.

당시 교수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우 당선자는 미국의 대표적 개혁파 진보 정치인 워런 의원의 대표적 후계자로 꼽힌다.

워런 의원의 출마를 도운 것을 계기로 2013년에는 직접 정치권에 도전, 2년 임기 시의원에 당선했다. 보스턴 시의회에 입성한 역사상 2번째 유색인 여성이었다. 이후 2019년까지 시의원 선거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이어 첫 시장직 도전에서 경쟁자 동료 시의원이었던 경쟁자 아니사 에사이비 조지를 꺾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장 선거 기간에는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주거 불안이 심해진다며 '임대료 제한' 정책 추진을 공약했고,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자며 대중교통 무료화도 제안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보스턴 그린뉴딜' 정책도 내놨다.

우 당선자의 선출에는 최근 보스턴의 인구 구성 변화도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다수였던 백인 인구 비중이 줄어들면서, 보스턴은 현재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우 후보자의 경쟁 후보였던 조지도 '폴란드계 아랍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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