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한 지 55년 만에 ‘공화국’으로 전환, 메이슨 총독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

[바베이도스]

실제 국민 영향 미미 불구 상징적 의미 커

‘여왕이 군주’ 연방국가 14개로 쪼그라들어

영국 여왕을 국가원수로 삼아 온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가 30일 입헌군주국에서 공화국으로 전환했다.

CNN에 따르면 바베이도스의 독립기념일인 지난달 30일 0시를 기해 샌드라 메이슨(72) 총독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전날 저녁 열린 공화국 전환 행사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대신해 참석한 찰스 왕세자는 바베이도스와 영국의 긴밀하고 신뢰 깊은 관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축사했다.

인구 30만명 규모인 바베이도스의 공화국 전환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55년 만에 이뤄졌다. 바베이도스는 1627년 영국 식민지가 됐고, 17~19세기 사탕수수 농장이 개발되며 흑인 노예들이 대거 이주했다. 현재 전체 인구 약 30만명 중 90%가량이 아프리카계다. 1966년 11월 30일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지만 입헌군주국으로 영국 여왕을 섬겼다. 2000년 전후로 공화국 전환 논의가 이어졌고 지난해 9월 공화국 전환 계획이 발표됐다.

바베이도스가 공화국 전환을 선포하면서 영국 여왕이 군주로 있는 영국 밖 국가들은 캐나다, 호주 등 14개로 줄었다. 앞서 카리브해·남미 국가들인 가이아나(1970년), 트리니다드토바고(1976년), 도미니카(1978년)가 입헌군주국에서 공화국이 됐다. 남태평양의 피지(1987년), 인도양의 모리셔스(1992년)도 잇따라 공화정을 택한 바 있다.

공화국 전환의 상징적인 의미는 크지만 국민에게 미치는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다. 메이슨 대통령이 국가원수가 돼도 실제적인 수반 역할은 미아 모틀리 총리가 하며, 바베이도스는 영연방 일원으로 계속 남는다.

세계적 팝가수 리애나

‘국가 영웅’ 칭호 영예

한편 바베이도스 출신의 세계적인 팝가수 리애나(본명 로빈 리애나 펜티·33사진)는 이날 행사에서 ‘국가 영웅’ 칭호를 받았다.

리애나는 바베이도스 국가 영웅 칭호를 받은 11번째 인사다.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영예를 안았다. 리애나는 2018년 바베이도스의 특명전권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바베이도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리애나는 2003년 참가한 지역 오디션에서 미국 프로듀서 에반 로저스의 눈에 띄어 미국으로 건너가 음악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2005년 '뮤직오브더선' 앨범으로 데뷔한 이후 연이어 히트곡을 내면서 세계적인 팝스타로 등극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바베이도스의 자랑'으로 떠오른 리애나는 전 세계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한편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조국에서도 종종 공연을 이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