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정기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 막는 게 최선"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빠르게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각국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확진자 격리 기간도 국가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적정 격리 기간은 얼마일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0일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이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가장 적당한 격리기간에 대한 일치된 의견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징은 이전 변이들보다 증상이 가벼운 대신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게 꼽힌다.

증상이 가벼워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적다는 점은 좋은 소식이지만, 전염성이 강한 것은 확진자 급증으로 별다른 증상이 없는 수많은 사람이 격리된다는 점에서 각국 정부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격리기간 혼란은 오미크론 변이의 잠복기가 이전 변이들보다 짧은 데서 기인한 측면이 있다.

오미크론 이전 변이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의 잠복기는 평균 6일이었다. 감염력은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에 가장 강하고 이후 7일간 점차 약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증상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때부터 증상이 사라지고 3일 뒤까지 최소 10일간 격리하도록 하고, 무증상 확진자는 양성 판정 후 10일간 격리를 권고한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는 초기 연구 결과 잠복기가 3일 정도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작년 12월 28일 발표한 초기 오미크론 환자 6명에 대한 분석 결과 오미크론 감염자의 잠복기 중간값은 3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가 크리스마스 파티 참석자 111명 가운데 66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잠복기 중간값은 3일 정도였다.

과학자들은 더 짧아진 잠복기가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이런 연구를 토대로 격리 기간을 단축하면서 국가별 단축 기간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미국 CDC는 작년 12월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줄였고 영국은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경우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이는 초치를 내놨다.

최근에는 독일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경우 격리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줄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질랜드 정부는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격리기간을 여전히 14일로 정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자는 10일간 격리토록 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가 겉보기에 건강한 사람이 직장에 가지 못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과 이런 사람들이 격리되지 않아 바이러스를 옮길 위험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격리기간을 줄였지만 이미 국민보건서비스(NHS) 등에서 인력 부족에 직면해 지난 7일 런던 지역 병원들의 의료인력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군 인력을 투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격리기간이 얼마이든 간에 정기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검사 결과를 즉석에서 알 수 있는 신속 항원 검사에서 두 차례 음성이 나오면 격리를 일찍 해제하는 새 규정을 만들었고, 미국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신속 항원 검사 키트 5억 개를 각 가정에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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