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해마다 최고 수입 운동선수를 조사한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다. 연봉과 광고수입(endorsement)이 포함된 액수다.

그런데 랭킹 10위권내에 메이저리그(ML) 선수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는다. 앞으로도 가능성은 적다. 이유는 야구선수의 광고 노출이 적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들과 견줘 광고 임팩트가 적다는 의미다.

축구는 리오넬 메시가 드리볼하고 골 넣은 장면이 길게 노출된다. 농구도 르브론 제임스의 드리블, 레이업슛, 덩크 등의 플레이가 이어진다. 특히 농구는 전신이 화면에 비치는 탓에 농구화 종류까지 알 수 있다. NBA 선수들의 주 스폰서는 스포츠용품이다. 하지만 야구는 던지고, 치는 게 순간의 동작이다. ML 슈퍼스타들이 글로벌 광고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다.

광고 노출은 인기와 직결되고 비례한다. 장내외 잡음을 일으킨 선수는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도 광고 스폰서들이 외면한다.

전 LA 클리퍼스 포워드 블레이크 그리핀(32)은 2011년 올스타게임에서 KIA 승용차를 건너 뛰며 덩크슛을 꽂아 슬램덩크 챔피언에 올랐다. 이미지가 좋았다. 그리핀은 KIA 광고의 얼굴이었다. 모친의 말을 따라 문신도 하지 않은 그리핀이었다. 그러나 원정경기에서 트레이너에게 폭력을 휘두른 게 보도되면서 끝났다. KIA는 곧바로 그리핀의 광고를 끊었다.

2021년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는 누가 뭐래도 투타를 겸한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다. 하지만 최고 인기의 스타플레이어는 따로 있었다. 뉴욕 양키스 외야수 애런 저지(29)다. 2021년 저지가 광고계약을 맺은 것만 13건이다. 최다이다. 6건이 의상, 액세서리 용품사며, 음료, 전자용품 등 다양하다. 저지의 인기를 알 수 있다.

광고로 번 수입이 2400만 달러(286억 원) 가량된다. 2021년 저지의 연봉은 1017만 5000 달러(121억 원)다. 광고수입이 연봉의 배를 넘는다. 2021년에는 부상도 없어 14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7 홈런 39 타점 98개로 2017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저지는 뉴욕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패밀리네임 Judge는 판사를 의미한다. 법정에 판사가 들어서면 모두 기립하는 것처럼 저지가 등장하면 패러디해서 모두 일어선다.

뉴욕 스포츠 프랜차이즈 전체에서도 저지만한 스타가 없다. NFL 뉴욕 자이언츠, 제츠는 죽을 쑤고 있어 스타 플레이어의 존재감이 없다. NBA 뉴욕 닉스에도 걸출한 스타가 없다. 뉴욕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은 5일마다 등판하는 투수여서 매경기 출장하는 저지보다 불리한 여건이다.

최근 하와이에서 결혼한 저지는 2022시즌 후 프리에이전트가 된다. 현재 직장폐쇄로 구단의 업무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장기계약이 예상된다. 저지가 FA 시장에 나가는 것은 양키스에게는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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