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테니스 2R 샤포발로프와 풀세트 접전

권순우(53위·당진시청)가 혈투 끝에 데니스 샤포발로프(14위ㄱ캐나다) 벽을 넘지 못했다.
권순우는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를 만나 세트 스코어 2-3(6-7<6> 7-6<3> 7-6<6> 5-7 2-6)으로 패했다. 장장 4시간 25분이 소요된 그야말로 혈투였다. 세트당 시간도 53분이나 됐다.
1999년생인 샤포발로프는 지난해 윔블던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른바 있는 떠오르는 강호다. 호주오픈 최고 성적은 지난해 거둔 3회전 진출이다. 권순우는 지난 2020년 US오픈 단식 2회전에서 샤포발로프와 한 차례 맞붙어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한 바 있다. 이번에도 게임 스코어 2-1로 앞서며 리드를 잡는 등 잘 싸웠으나 뒷심 부족에 울었다.
출발은 불안했지만 권순우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포기 하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권순우의 강력한 포핸드가 돋보였다. 권순우의 적극적인 공격에 샤포발로프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1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2~3세트에서는 타이브레이크 끝에 승리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풀세트를 치르는 강행군은 권순우에게 체력적인 부담으로 돌아왔다. 5세트 들어 급격히 발이 무거워졌다. 특유의 끈질긴 수비가 살아나지 못했다. 반대로 샤포발로프는 최고 시속 214㎞의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조금씩 격차를 벌렸다. 샤포발로프는 서브 에이스 29개, 79개의 위너를 기록한 반면 권순우는 서브 에이스 3개, 위너 29개에 그쳤다.
권순우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기록한 자신의 그랜드슬램 최고 성적(3회전 진출) 경신은 다음으로 미뤘다. 그럼에도 그랜드슬램 대회 중 유일하게 승리가 없던 호주오픈에서 첫 승을 거머쥐고, 자신보다 40위가량 높은 샤포발로프를 상대로도 대등한 승부를 펼친 건 이번 대회 최대 수확이다.   
한편 단식 일정을 마무리한 권순우는 마르코스 기론(66위ㄱ미국)과 한 조를 이뤄 남자 복식 1회전에 출전한다. 알렉산더 부블릭(37위카자흐스탄)-얀 지엘린스키(861위ㄱ폴란드) 조를 상대한다.  

박준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