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한인가정상담소 통계, 2년 연속 '우울증'제치고 최다 상담…재정문제→가정폭력으로 비화
코로나19 장기화 심리적 불안감 등 주원인
집안 일·육아·직장 등 더해 스트레스 심각
부부간 '육체 관계' 기피도 갈등 요소 한몫
 

팬데믹 이후로 한인사회에서 우울증보다 부부갈등이 더욱 심각하다는 통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KFAM·소장 캐서린 염)의 2020년도 상담 통계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부부갈등이 전체 상담 건수의 18%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부갈등 다음으로 우울증(17%), 불안증(12%), 부모 자녀 갈등(9%), 외상후 증후군 관련장애(5%) 등이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우울증이 가장 많았던 지난 2018~2019년도 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오히려 부부갈등이 늘어난 것을 보여준다.

2018년도 상담 통계를 보면 우울증(28%)이 1위를 차지했고, 부부갈등(19%)이 2위로 나타났다. 다음해인 2019년도에도 우울증(21%)이 부부갈등(13%)보다 훨씬 상담 건수가 많았다.

KFAM 이미리 홍보담당은 "한인들의 부부갈등 상담 문의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적인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2021년도 수치는 지난해와 비슷한 20% 내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문은 여성들의 상담문의가 남성 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라며 부부 파트너간의 갈등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타격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KFAM에 따르면 부부갈등의 주요 원인은 '가정폭력'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문제가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도 내방상담자의 소득별 분포 통계에서 저소득층이 156명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중간소득은 19명(9%), 고소득 4명(2%), 무응답은 26명(13%)이었다. 다시말해 재정상태가 불안정한 가정일수록 폭력 등 부부갈등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FAM의 조사 결과 '가정폭력'에 이어 부부간의 불만족스러운 잠자리 문제에 해당하는 '육체 관계(Physical intimacy)'부족이 부부갈등의 두번째로 나타났다. 이밖에 외도, 아동학대, 도박, 술·마약 중독, 성폭력 문제 등이 접수됐다.

박재인 케이스 매니저는 "특히 가정폭력은 특히 물리적인 폭력 뿐만 아니라 말로 겁을 주거나 협박할 경우에도 언어폭력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말로 시작된 작은 다툼이 결국 폭력과 이혼 등으로 치닫게 된다"고 말했다.

박 매니저는 "코로나19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커뮤니티는 물론 가정에서 심리적 긴장감은 좀처럼 해소되기 쉽지않다"고 말하고 "팬데믹 이후 집안일과 육아, 회사 일까지 더해져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뭐니뭐니해도 부부가 한팀이 되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가정폭력 및 부부갈등 문제는 KFAM 가정폭력부서에서 상담을 비롯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의:(213)389-6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