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코앞 '李 지지율 정체'에 배수진…"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때"

설연휴 앞두고 '명절 민심' 겨냥 관측…"선거전략 패착" 반발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김수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전방위적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새해 들어서도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요지부동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대선 판세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지는 설 연휴가 당장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만큼 '명절 민심'을 겨냥한 측면이 다분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종민 의원이 지난 23일 공론화한 이른바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생) 용퇴론'을 계기로 당내 인적쇄신 움직임은 속도전에 가까웠다.

이 후보의 최측근 그룹 7인회의 24일 백의종군 선언에 이어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했다.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은 물론 종로 등 지역구 재보선 무(無)공천, 동일 지역 4선 연임 금지,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 처리 등이 핵심이다.

특히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두고는 '86세대 퇴진'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86세대 맏형' 격인 송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함에 따라 다른 다선 중진 의원들의 2선 퇴진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송 대표는 회견에서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며 다른 중진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송 대표가 자신부터 내려놓겠다며 저렇게 빨리 결단했는데 다른 86 의원들이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을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연쇄적 파급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송 대표가 회견에서 '동일지역구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조항'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다선 의원들이 몰려 있는 86 그룹이 버틸 공간이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영훈 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송 대표의 불출마 용단에 감사하다"면서 4선 연임 금지에 "이제 586 선배들이 화답해 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기득권 내려놓기'를 앞세운 일련의 인적쇄신 흐름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여론몰이용 인위적 개편에 치중하면서 되레 당내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반발도 감지된다.

특히 '4선 연임 금지'는 의원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실제 제도화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4선 연임 금지는 반헌법적이고, 종로 무공천도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특히 지역구 무공천은 대선을 앞두고 망하는 길로 가는 지름길이다. 선거전략이 패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놓고도 백의종군이나 선당후사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이미 광역시장까지 지낸 5선 의원인데 총선 불출마는 조금 약하지 않았나 싶다"며 "다른 중진들도 부담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미노식 불출마 움직임으로 이어질 공산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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