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생들 절반 이상 전공과 무관한 직업 가져…46% 정도 "전공 관련 직장서 일해"

[뉴스분석]

이과·문과 간의 연봉 차이 5만불 넘어
학비'쑥', 임금'뚝'…집 살 여유 없다


#가디나에 사는 한인 2세 김모(29)씨는 UC계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던 그는 융자회사를 운영하는 친척의 부탁으로 한달간 파트타임으로 융자 신청 업무를 해주기로 했다. 융자 업무에 흥미를 느낀 김씨는 2주만에 어려운 케이스를 해낼만큼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그녀의 재능을 지켜본 친척은 풀타임 잡을 제안했고 김씨는 이에 응했다. 현재 론 오피서 3년차인 그녀는 연봉 10만달러를 받고 있다. 

4년제 대학을 나온 미국 졸업생 중 절반 이상이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전공별 연봉 차이는 이과가 9만 달러, 문과가 4만5000달러로 절반 가까이 차이가 났다.

블룸버그가 인텔리전트닷컴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25세 이상 미국 졸업자 중 절반 이상이 자신의 전공과 상관 없는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4년제 대학 학위 또는 대학원 학위가 있는 25세 이상 미국인 1000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 참가자 중 대학 졸업후 자신의 전공 분야에 일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이 채 안되는 46%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25%가 3만 달러 미만의 연봉을 받았고, 7명 중 1명은 1만5000달러 미만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 연봉 차이는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비즈니스, 공대, 생명공학, 컴퓨터공학 등 이과 분야에 종사하는 졸업생들은 연간 9만 달러 이상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육, 예술 등 문과 분야에 종사하는 졸업생들은 절반 수준인 연간 4만5000달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미 대학 학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1~2022학년도 4년제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이전 대비 2.1% 상승해 3만8070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립대 등 다른 대학의 평균 등록금도 1.5% 상승해 2만7560달러로 올랐다.

그러나 치솟는 학비와 달리 미 근로자 평균 임금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2020~2021년 평균 학자금 대출 부채가 4.5% 증가하는 등 더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절반 가까이는 졸업 후 자신이 받는 월급이 릫생계형 월급릮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당장 집이나 차를 살 여유가 없다고 응답했고, 29%는 매달 월세나 대출 이자를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