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세 강화…鄭에 "버리는 카드"라며 사퇴 압박

국힘, 검수완박 여론전 펼치며 민주 '발목잡기' 프레임 시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여야는 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3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창과 방패'로 부딪혔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사흘 앞둔 이날 일찌감치 자진 사퇴하면서 송곳 검증을 벼르던 더불어민주당의 기세가 한층 더 올랐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국무회의 통과를 '입법 폭거'로 규정하고 대국민 여론전을 강화하며 공수 전환을 시도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한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 보건복지부·이상민 행정안전부·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동시 다발로 열렸다.

이 중 민주당이 '낙마 0순위'로 조준해온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난타전을 방불케 했다.

민주당은 특히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이었던 2017∼2018년 그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하는 과정에 특혜가 없었는지 따져 물었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정 후보자를 "협상용으로 마지막에 버리는 카드"라고 깎아내렸고, 강병원 의원은 "제일 핫한 분"이라며 "언제쯤 자진 사퇴할 계획이냐"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적극적으로 엄호하지 않았다. 정 후보자 홀로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도 '아빠 찬스'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자 딸이 고등학생 때 이 후보자가 근무하던 법무법인 율촌에서 인턴으로 일한 것을 비롯해 국회, 외국계 제약회사 등에서 인턴 활동을 한 전력 때문이다.

이에 이 후보자는 "(율촌 인턴은) 누구에게나 오픈된 체험활동이었다"며 "(국회 입법보조원도) 스펙을 포장하기 위한 인턴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처럼 탈탈 털려 억울하냐'는 민주당 박완주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비교적 정책 질의 중심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다만 이 후보자는 자신이 서울대 공대 교수로서 국외 학회에 참석할 때 가족을 데리고 간 데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제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지난 2일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째 진행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초창기 멤버인 정계성 변호사가 출석해 한 후보자가 김앤장 고문으로서 5년간 20억 원을 받은 데 대해 "합리적인 선"이라고 증언했다.

한 후보자는 "책임총리로서 확고한 권한을 행사하겠다"며 "국무위원 후보자 제청권과 해임 건의도 다 문서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합의 채택하기도 했다. 청문회를 종료한 지 하루 만으로,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 보고서 채택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 소식이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첫 낙마였다.

김 전 후보자는 기자들에게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며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정 후보자를 겨냥, "여전히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자료 제출 부실 등을 문제를 삼으면서 4일로 잡혔던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 측은 민주당의 새 정부 '발목 잡기'가 도를 넘었다고 후보자들을 엄호하면서도, 추가 낙마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당선인 비서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낙마하는 분을 대체할 분들 풀까지 만들어놨다"며 "지금은 한 분이지만 앞으로 써야 할 분들까지 만들어놨다"고 언급했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