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휴식 뒤 14시간 운전 제한 규정 유예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역대 최악의 분유 공급 부족 사태로 비상이 걸린 미국이 분유 재료를 수송하는 차량에는 이달 말까지 운행 시간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자동차운반자안전국(FMCSA)은 23일 조제분유의 재료와 포장을 운반하는 상용차 운전자에 대한 운행 시간제한을 면제하는 국가 비상사태 조치를 발표했다.

분유의 신속한 공급 확대를 위해 분유 재료 수송차량에 대해서는 운행 시간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미국에선 화물차 등 상업용 차량 운전자의 운행·휴식 시간을 규제해 졸음운전을 예방한다. 화물차 운전자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쉰 뒤에야 최장 14시간 연속 차를 몰 수 있다.

이번 '무제한 운행' 조치는 분유 원료인 유청과 카세인, 옥수수 시럽, 가수분해 단백질, 용기, 포장 등을 수송하는 차량에 적용된다. 분유 제조에 필요한 재료라면 폭넓게 인정할 방침이라고 FMCSA는 밝혔다.

FMCSA는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제에 필요한 물품을 수송하는 차량에 대해 운행 시간제한을 면제한 뒤 이를 계속 연장해왔고, 이번에 그 대상이 분유 재료로 확대됐다.

미국은 현재 사상 최악의 분유 대란을 겪고 있다.

미국 최대 분유 제조사인 애벗 래버러토리스의 미시간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박테리아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이 공장을 폐쇄하면서 분유 공급이 줄어들어 아기가 있는 집이 어려움에 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분유가 동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분유 공수 작전'으로 이름 붙인 수송 작전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유럽 분유를 싣고 온 미국 군용기가 지난 22일 인디애나폴리스 공항에 착륙했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