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많은 강팀일수록 활용폭 넓어져 호재지만
베스트11 정해진 약팀 같은 경우 큰 의미 없어

자원이 많은 팀일수록 엔트리 확대를 환영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베스트11이 어느 정도 잡힌 팀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4일 발표를 통해 2022 카타르월드컵 엔트리를 기존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확정했다. 예비 엔트리도 기존 35명에서 55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특수성을 고려한 결과다. 엔트리 확대는 강팀에 더 유리한 변화가 될 전망이다. 스페인이나 독일, 브라질, 이탈리아 등 강팀의 감독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극도로 고심하는 시간을 보낸다. 활용 자원이 워낙 풍부한데 23명만 월드컵에 데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골키퍼 3명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20명을 선택하는 게 강팀 사령탑들에게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력이 탁월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을 탈락시키는 결정에는 치열한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카드 3장이 늘어난 것은 이 감독들에게는 호재라고 볼 수 있다. 강팀들은 전술, 전략도 다양해 상대에 따라 변화 무쌍한 작전을 꾸리기도 한다. 카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구상할 수 있는 전술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한국이 상대해야 할 포르투갈, 우루과이는 더 다채로운 카드로 진용을 구축할 수 있다. 
약팀 사정은 다르다. 상대적으로 인적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팀들은 엔트리 확대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차피 베스트11에 큰 변동이 없고 기존의 모든 선수들을 활용할 가능성도 적기 때문이다. 한국 사정만 봐도 그렇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한지도 4년 정도가 지났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베스트11도 큰 틀에서 어느 정도 정해졌다. 
공격진에서 한 두 자리 정도 상대에 따라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미드필더나 수비, 골키퍼 포지션에서는 이미 윤곽이 드러났다. 동아시안컵과 9월 A매치를 거치면 벤투 감독의 구상도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23명을 데려가도 실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몇 명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에 23명 안에 들어가지 못할 선수라면 선발이든 교체로든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26인 엔트리 확대의 수혜자가 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