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미국 서부에서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유타주 그레이트솔트 호수 수위가 관측 이래 최저치인 1천277.1m를 기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주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레이트솔트호는 지난해 10월에도 기록적으로 낮은 수위를 보였는데, 심각한 기후 위기로 최저치 기록이 깨진 것이다.

그레이트솔트호는 유타주 주도인 솔트레이크시티 도심 북서쪽에 있으며, 19세기 중반부터 호수 남단에서 수위 측정이 이뤄져 왔다.

조엘 페리 유타주 천연자원부 이사는 "호수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위기에 처한 호수를 보존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트솔트호 수위는 새로운 물이 유입되는 가을이나 초겨울까지 꾸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가뭄이 이어지면 수위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염수호인 그레이트솔트호의 수위 하락과 면적 감소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9세기 중반 약 4천100㎢였던 그레이트솔트호 면적은 강수량 감소와 지나친 물 사용으로 2016년 3분의 2 수준인 2천730㎢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트솔트호 수량 감소는 호수에 머무는 철새 수백만 마리의 생태와 13억 달러(약 1조7천억원)로 추산되는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호수 바닥이 노출되면서 중금속인 비소가 공기에 흘러 들어가 주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솔트레이크호 외에도 미국 서부의 많은 호수와 저수지가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손꼽히는 호수인 오로빌호와 섀스타호는 지난달 수량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짝이는 푸른빛을 띠었던 두 호수는 가뭄으로 물이 사라져 곳곳에 메마른 갈색 바닥이 나타났다.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경계에 있는 미드 호수에서도 물이 빠지면서 제2차 세계대전 무렵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배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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