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상혁 '금의환향' 현장
한국육상 첫 세계선수권 은메달 쾌거
"최종대결 큰소리 응원 가장 인상 깊어
 2m40 목표 파리 대회까지 계속 정진" 

"관중들이 '우(Woo)!'를 외칠 때 나를 밀어주고 있구나 실감."
그야말로 금의환향이었다. 지난달 30일 출국장에 등장했을 때보다 핼쑥한 얼굴로 등장했으나 '스마일 점퍼'라는 애칭처럼 환하게 웃었다. 한국 육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은메달 역사를 쓴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장엔 임대기 회장 등 대한육상연맹 관계자 뿐 아니라 우상혁 부모도 꽃다발을 들고 찾았다. 40여 명의 취재진이 찾은 가운데 공항 내 일반 시민도 우상혁을 보기 위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우상혁이 귀국 게이트를 빠져나와 활짝 웃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우상혁은 "얼떨떨하다"면서 "사실 이번 대회 결선에서 120~130% 이상 더 힘을 내야 하는데 100% 미만밖에 못 했다. 몸이 생각보다 좋지 않더라. 그래서 은메달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막판 최후 대결에서 2m39에 도전했을 때 현지 관중이 "우!"라며 큰 목소리로 응원한 것에 "정말 '나를 밀어주고 있구나', '높이뛰기를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웃었다. 
또 앞서 2m33에도 1,2차 시기에 실패하며 위기에 몰렸던 순간에 "내 몸 상태를 인정했다. 그래야 순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3차 시기를 앞두고 '걸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동작을 후회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뛰었다. 확실히 차분해지더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이틀 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끝난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2m37을 성공한 바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전까지 실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딴 건 경보의 김현섭(2011년 대구 대회), 1명뿐이었다. 남자 높이뛰기에 국한하면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 이진택의 6위다. 우상혁은 두 선배를 넘어 은빛 새 역사를 썼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증명한 우상혁은 지난 3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선수권에서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2m34)을 따내는 등 정상급 점퍼로 도약했다. 이번 실외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그는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됐다.
우상혁은 "이번에 바심이 이를 갈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몸이 정말 가벼웠다. (큰 대회에서) 그런 부분을 보면 확실히 경험치가 작용하는 것 같다"며 "바심은 메이저대회를 수없이 뛰었다. 난 아직 얼마 안 됐는데, 언제나 2m40을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평생 도전을 못 해보는 선수도 있는데 난 계속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예선을 수월하게 통과했는데 모든 선수가 나를 견제하더라. 그래서 확실히 느꼈다. 
파리올림픽까지 다른 선수보다 오로지 나 스스로 이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 능력치를 끌어올려 팬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 |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