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남자 축구대표팀 24일 홍콩전

중국전 후반 두골 모두 황인범에서 시작
중원 해외파 빠지자 압도적 존재감 자랑
최전방에선 조규성이 '원샷원킬' 득점력
어느덧 황의조 자리 견줄만한 입지 굳혀

'해외파 공백 걱정 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12시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홍콩과 2차전을 치른다. 1차전 중국전에서는 상대 자책골과 권창훈, 조규성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따냈다.
벤투호는 중국을 만나서도 특유의 빌드업 색채를 유지했다. 그 중심엔 단연 황인범이 있었다. 황인범은 오른쪽 손가락 부상을 안고 있는데 이날 경기가 복귀 후 두 번째 출전이었다. 중국전에서 전반 초반 넘어지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80분을 소화했다. 황인범이 있는 곳에 벤투호의 '빌드업'이 있었다. 후반에 터진 2골 모두 황인범의 발에서부터 시작됐다.
벤투호의 중원을 책임지는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알 사드) 등 해외파들이 빠지자 황인범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였다.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전반에는 2선에서 공격 전개에 집중했다면, 후반에는 3선으로 내려가 배급과 경기 운영에 집중했다. 리드한 상황에서 공수 밸런스 유지에 집중한 것이다. 그만큼 황인범을 빼놓고 벤투호를 논할 수 없다.황인범이 중원을 지배했다면, 최전방에는 조규성이 있다. 조규성은 중국전에서 풀타임 출전해 한 골을 기록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5분 고영준의 키패스를 받은 조규성은 중국 수비수를 한 번에 벗겨냈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작성했다. '원샷원킬'이었다. 지난달 이집트와 평가전에 이은 A매치 2경기 연속골이다. 팀 K리그 소속으로 나섰던 토트넘전에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골 맛을 봤다.
황의조(보르도)가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조규성은 사실상 현재 대표팀의 유일한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이다. 조영욱(FC서울)은 공격수로 분류되나 정통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조규성은 어느덧 황의조의 자리를 견줄만한 입지까지 굳혔다. 조규성은 홍콩전에도 어김없이 주전 공격수로 출격할 전망이다. 홍콩에는 피지컬이 뛰어난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는데, 조규성이 다시 한번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다.
황인범에서 시작돼 조규성이 마무리하는 공격 작업은 벤투호의 새로운 옵션으로 부상할지 지켜볼 일이다.  

박준범기자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