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웨이파크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지난 23일 홈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28-5로 눌렀다. 방송에서는 토론토가 4개의 터치다운을 작성했다며 미식축구 스코어라고 했다.
28득점은 토론토 구단 사상 한 경기 최다 점수며, 28실점은 보스턴 사상 최다이다. 양팀 모두 기록을 세웠는데 분위기는 다르다. 보스턴은 불명예 기록이다. 최다 스코어 경기에는 홈런이 빠질 수가 없다. 토론토는 5개, 보스턴은 5득점에 그치고 패했음에도 홈런은 4개나 때렸다. 
특히 보스턴 포수 크리스찬 바스케스는 1900년 이후 팀이 20점 차 이상 대패를 한 팀에서 멀티 홈런을 작성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2002년 짐 토미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23-2로 패한 경기에서 홀로 2개의 아치를 그린 적이 있다. 
토론토는 5개의 홈런 가운데 인사이드 파크 홈런이 포함돼 있다. 발 빠른 외야수 라이멜 타피아가 3회 만루홈런을 인사이드 파크로 장식했다. MLB에서는 2017년 9월8일 워싱턴 내셔널스 마이클 테일러 이후 5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토론토는 역대 두 번째다. 1989년 주니어 펠릭스가 6월2일 공교롭게도 같은 팀 보스턴을 상대로 인사이드 더 파크 그랜드슬램을 터뜨린 바 있다. 펠릭스는 1998년~1989년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은 야수의 기록되지 않는 실책이 포함돼야 가능하다. 타피아의 홈런 때도 보스턴 중견수 재렌 두란이 조명탑에 볼을 잃었다. 미국 방송에서 인사이크 파크 홈런이 나올 때 '리틀리그 홈런'이라고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리틀리그는 선수들의 기량이 성숙되지 않아 실책이 곁들여진다. 물론 타자 주자는 발이 빨라야 하는 전제가 따른다. 발 느린 선수는 만들 수 없는 게 장내홈런이다. 
장내홈런이면서 끝내기로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진 경우는 MLB 사상 딱 한 차례다. 주인공은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로베르토 클레멘테다. 1956년 7월2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끝내기 그랜드슬램으로 팀의 9-8 승리를 이끌었다. 장내 그랜드슬램 통산 31개 가운데 유일한 끝내기다. 재미있는 점은 클레멘테의 생애 첫 홈런도 장내홈런이었다. 
뉴욕 자이언츠 외야수 피트 마일니는 1949년 4월27일 브루클린 다저스전에서 대타로 출장해 장내 그랜드슬램을 날려 팀의 11-8 승리를 이끌었다. 마일니의 MLB 생애 유일한 홈런이 장내 그랜드슬램이다. 1977년 8월27일 텍사스 레인저스 토비 하라와 범 윌스는 백투백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초창기 1890년~1905년 동안 활동안 외야수 제시 버켓은 75개의 홈런 가운데 55개가 장내홈런이다. 1950년 이후에는 전 캔자스시티 로열스 윌리 윌슨이 1976~1994년까지 활동하며 때린 13개가 최다이다. 명예의 전당 멤버인 샘 크로포드는 1901년 한 시즌에 12개의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작성했다. 크로포드는 MLB 역대 최다 309개의 3루타 기록을 갖고 있다. 긴장감이 극도에 달하는 월드시리즈에서도 장내 홈런이 나왔다. 가장 최근이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알시데스 에스코바르가 뉴욕 메츠와의 1차전에서 세운 바 있다. WS에서는 통산 10개가 작성됐다. 1928년 뉴욕 양키스 루 게릭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3차전에서 엮어냈다. 
올스타게임에서는 딱 1개가 수립됐다. 시애틀 매리너스 이치로 스즈키가 2007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역대 유일한 장내홈런으로 MVP까지 수상했다.

LA | 문상열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