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두번째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막식 연기…전직 회장 등 일각서 절차 문제삼아

[생·각·뉴·스 / 제77주년 8.15 광복절 '유감']

광복절맞춰 제막식 하기로 했으나 '제동'
"의견수렴 부족" 주장…공청회 거치기로
"일본회관도 아닌 한인회관에 왜 안되나"
분노 한인 9백여명 건립 촉구 서명 운동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때아닌 평화의 소녀상 건립 문제로 시끄럽다. 
조지아주내 두번째 평화의 소녀상을 8.15 광복절에 맞춰 애틀랜타 한인회관 마당에 세우기로 했던 계획이 전직 한인회장 등 일부의 반대로 연기되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애틀랜타 한인회에 도착한 소녀상이 제막식 연기로 박스도 풀지 못한채 한인회관 주차장에 방치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를 낳고 있다. 지난 6월초 배에 실려 한국을 출발한 소녀상은 광복절 제막식에 맞춰 가까스로 한인회로 운반됐으나 당분간 박스채로 주차장에 그대로 방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대 인사들 꾸짖는 글 쇄도
이에따라 현지 한인 사회에서는 소녀상 건립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중인 서명운동의 취지문에는 "제 77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맞춰 애틀랜타 한인회관 마당에 건립 예정이던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일부 한인회 자문위원들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되었다"고 적혀있다. 이어 "소녀상 건립이 한일 정부의 대화무드에 도움이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은 설득력이 있지 않으며, 평화의 소녀상은 정치적인 상징물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 및 후세에게 전하는 평화와 인권의 보편적 메시지라는 측면에서, 본 동의서를 통해 조지아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소녀상 건립 지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돼 있다.
애틀랜타 한인 900여명이 참여중인 릫단톡방릮에는 서명운동 동참을 인증하는 글과 함께 소녀상 건립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꾸짖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미쉘 강 씨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참담한 역사를 겪은 조국의 딸로서 소녀상은 반드시 한인회관에 설치되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썼다. 익명의 한인은 "일본회관도 아니고 우리 한인회관에 소녀상 세우는 일인데 왜 서명운동까지 해야 하냐"며 "반대한 몇 사람 무시하고 원래대로 한인회관에 세우면 안되냐"고 반문했다.

"공청회서 건립결정 바뀔 일은 없어"
소녀상 건립을 공식 결의했다가 일부 인사들의 반대로 건립을 잠정 보류한 현 한인회(회장 이홍기)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한인은 "역사와 현실 인식에 몰지각한 일부 인사와 무능력한 지도부로 인해 이런 일이 빚어졌다"며 "참으로 안타깝고 애통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틀랜타 한인회장을 역임한 김일홍 씨 등 5명은 지난달 28일 전현직 한인회장 간담회에서 △화해와 화합에 방해된다 △미국에서 소녀상 설치를 민감하게 본다 △한인들은 관심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한인회관 내 소녀상 설치에 반대했다. 한인회는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소녀상 설치를 보류했다. 이홍기 회장은 지난 9일 동포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당초 15일 광복절 기념식 때 한인회관에서 열기로 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는 내달 하순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한인사회 일부에서 소녀상 건립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반대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청회는 찬반 토론이 아니며 소녀상 건립 의결사항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며 "어디까지나 소녀상 건립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확인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평화의 소녀상은 2017년 브룩헤이븐 시 블랙번 공원의 소녀상에 이어 조지아주에서 두 번째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한인회는 지난 7월 16일 이사회에서 건립위의 소녀상 기증·건립을 승인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