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동력 확보 차원·인적쇄신 신호탄 주목…정책 컨트럴타워 복원

신설 정책기획수석에 이관섭 유력·새 홍보수석에 김은혜 내정

총무수석·기획관리실장도 물밑 논의 중…비서실장 "조직은 유기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한지훈 이슬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즈음해 대통령실 인적 개편 카드를 내들었다.

17일 기자회견에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들겠다"고 언급한 이후 구체적인 대통령실 개편안이 가시화하는 흐름이다.

18일 얼개를 드러낸 1차 개편안은 정책·홍보 기능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직제 개편 및 인적 교체를 골자로 하고 있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신설하고 홍보라인을 교체하는 방안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앞으로 국민, 내각, 대통령실 간 소통과 이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일단 정책기획수석부터 먼저 신설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들어 전격 폐지한 정책실 기능을 일부 되살리는 방안으로도 해석된다. 초대 수석에는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유력하다.

김 실장은 기존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에 대해선 "부산 엑스포 유치, 그게 국가적 현안이 워낙 커서 거기에 좀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시직인 미래전략비서관과 협업하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2실 5수석'은 일단 '2실 6수석'으로 확대된다.

대통령실의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로 한 배경에는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추진하다 반대 여론에 부딪히는 등 집권 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일종의 보완책을 마련한 셈이다.

궁극적으로는 국정 지지도 회복을 노린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책 기능을 보강해 윤석열 정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밀도 있게 정책을 집행할 때 중도층까지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라인 개편도 오는 21일 발표된다.

신임 홍보수석에는 김은혜 전 의원이 내정된 상태다. 직접 브리핑에 나서 실질적인 대변인 역할도 겸임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기존 최영범 수석은 홍보특보를 맡게 될 전망이다. 김 전 의원 합류에 따라 홍보수석실 내부 연쇄 이동이 이뤄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새 정부 성과가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고 보고, 보다 공격적이면서도 대국민 친화적인 홍보 전략을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 업무를 이끄는 민정수석실이나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부활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공약한 '슬림한' 대통령실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선임행정관과 행정관 등 일부 실무진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도 병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개편 폭은 애초 정치권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16일 출근길 문답에서 "꼼꼼하게, 실속 있게,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밝힐 때만 해도 홍보라인 원포인트 교체가 점쳐졌다.

그러나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개편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 연장선에서 추가 개편에 대한 물밑 논의도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여당 및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1실장 2수석이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가칭 기획관리실장을 새로 임명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김 실장 산하 일부 비서관실을 신설 실장 산하로 옮겨 김 실장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김 실장은 정책과 정무 관련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다.

일각에서는 총무비서관을 총무수석비서관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구체적 직함과 직제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수석 규모가 다소 유동적인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조직이란 게 살아있는 유기체 같은 것"이라며 "다른 필요가 있으면 그때그때마다 개편해나가겠다"고 여지를 뒀다.

기존 '2실장 5수석'이 '3실장 7수석'으로 확대 개편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거기까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신임 실장의 직급에 대해서도 "지금 다 오픈돼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