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진 "'팍스로비드'40∼50대에 효과없다"…투약과 미투약 차이 미미

[헬스라인]

 고령층 중증 환자들에게만 유효 용도
'게임체인저'주목 출시초기 기대 무색
 거액 구입 美 정부 '과잉대응' 뒷말도

제약업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중년층에 거의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연구진은 자국 의료기관에 입력된 환자 기록을 분석해 얻은 이 같은 결론을 24일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었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환자 4만3천여명의 기록을 추적해 팍스로비드와 입원(감염 뒤 중증화)의 관계를 추적했다. 팍스로비드를 먹고 입원한 환자는 11명(10만명당 14.7명), 미투약 입원자는 766명(10만명당 58.9명)으로 나타났다.

투약 효과로 추정되는 이 같은 차이는 40∼64세 6만6천명을 상대로 한 추적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령대에서는 팍스로비드를 먹고 입원한 환자가 7명(10만명당 15.2명), 안 먹고 입원한 환자는 327명(10만명당 15.8명)이었다.

연구진은 중년층에서 투약과 미투약의 차이가 미미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고령층이 아니면 팍스로비드의 중증, 사망위험을 줄여주는 효과가 아예 없을 가능성까지 시사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속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대다수가 면역을 일부 보유하고 특히 일부 젊은 성인에 심한 합병증 위험이 대폭 감소했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데이비드 불웨어 미네소타대 의학박사는 "팍스로비드가 면역체계가 망가진 사람이나 고령층처럼 중증 위험이 가장 큰 사람을 위한 용도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 전문매체 헬스폴리시워치는 이번 논문은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세계에서 팍스로비드 효과를 분석해 동료평가를 받은 첫 연구결과라고 보도했다.

다만 AP통신은 통제집단을 두고 관찰대상이 되는 환자들을 임의 조사에 참여시킨 게 아니라 이스라엘 보건체계에 저장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에 연구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화이자도 건강한 성인에게는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팍스로비드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애초 팍스로비드를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할 주요 수단으로 삼아 거액 예산을 투입했다.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미접종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화이자의 연구를 토대로 팍스로비드를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