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염증ㆍ중추신경계 이상에 따른 영향 추정, 85세 이상·男 보단 女 더 위험

[헬스라인]
美 대학 65세 이상 노인 600만명 비교 연구 조사
알츠하이머병, 코로나 중증화·사망 확률도 높여

코로나19에 걸린 노인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서서히 발병해 기억력ㆍ언어기능ㆍ판단력 등 여러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천천히 정신이 흐려지는 병을 뜻한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교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던 적이 없는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 약 600만명을 비교 연구한 결과 코로나19에 걸린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년 내에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50~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13일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은 체내 염증 발생과 중추신경계 이상에 영향을 준다”며 “단기간에라도 코로나19가 알츠하이머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알츠하이머병의 관련성을 평가를 위해 연구팀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 624만5282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했다. 이들 가운데 약 40만명은 코로나19에 걸렸고, 약 580만명은 걸리지 않았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걸린 노인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약 0.35%에서 0.68%로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85세 이상 고령층은 약 90% 늘어 가장 큰 영향을 받았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다만 연구팀은 코로나19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새로운 원인인지 혹은 발병을 가속화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파멜라 데이비스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과 체내 염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코로나19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많아진다면 장기적으로 의료 자원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또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며 “코로나19에 걸렸던 노인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혈압과 심장질환ㆍ비만, 주로 앉아서 지내는 생활습관 등 위험인자를 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알츠하이머병은 코로나19를 악화하는 주된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지난 5월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환자 5725명을 포함한 20세 이상 성인 19만5643명을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유의미하게 합병증 발병 위험과 사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