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전망치 높일 가능성"…주식·채권·유가·가상화폐 등 일제히 약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곧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시장은 연준이 실업률을 비롯한 시장 상황에 대해 어떠한 전망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21일(현지시간·한국시간 22일 오전 3시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발표한다.

연준이 이미 2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를 올린 만큼 이번에는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도 한때 있었다.

하지만 8월 말 잭슨홀 회의에서 나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과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공격적 금리 인상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를 추산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20일(현지시간) 현재 82%를 나타내고 있다. 1%포인트 인상 전망은 18%, 0.5%포인트 인상 기대는 0%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연준이 향후 물가를 잡기 위해 최종적으로 도달하게 될 기준금리 수준과 관련, 시장은 내년 4월까지 4.5%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 등에서는 5%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는 8월 CPI 발표 전 시장 전망치인 4.0%보다 높아진 것이다. 연준이 6월 내놨던 최종 기준금리 수준 전망치는 내년 3.8% 수준이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번에 처음으로 실질적인 '긴축 로드맵'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0.75%포인트 인상 시 기준금리 상단이 중립 금리 수준으로 여겨지던 2.5%를 벗어나 3.25%로 오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연준이) 진짜 긴축적 통화정책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미국은 1980년대 초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해 실질적으로 긴축정책을 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FOMC 회의 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실업률, 미국 경제상황, 향후 금리 인상 경로 등에 대한 분기별 전망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특히 연준의 실업률 전망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준이 앞서 내놨던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 3.7%, 2023년 3.9%, 2024년 4.1% 수준이다.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렛 라이언은 연준의 실업률 전망치가 4.5%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면서 "연준이 여전히 '연착륙' 시나리오를 퍼뜨리겠지만, 이 경우 경기후퇴 위험이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 국채 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미국 등지의 금융시장은 연준의 강력한 통화긴축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

금리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이날 3.992%까지 상승해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3.6%까지 올라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후퇴 우려 속에 2년물과 10년물 간 장단기 금리차 역전도 심화해 한때 0.4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3%, 나스닥 지수는 0.95% 각각 하락 마감했다.

함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가상화폐 가격 간 동조화 흐름이 강해지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도 1만9천달러선 아래로 내려가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 시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는 금값은 지난주 트로이온스당 1천700달러 아래로 내려간 뒤 이날 1천665.24달러까지 떨어져 2년여 사이 최저수준에 근접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행보와 경기후퇴 우려 속에 국제 유가도 약세를 보였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8달러(1.49%) 떨어진 84.45달러를 기록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