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수색·구조 작업 박차…북상하는 '이언' 호우 계속돼

바이든, 푸에르토리코·플로리다 방문 예정…복구비용 수백억달러 추산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이주영 기자 = 일주일 간격으로 초강력 허리케인 '피오나'(Fiona)와 '이언'(Ian)이 강타한 미국 플로리다주 등 남동부 지역의 피해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미국 NBC뉴스는 2일 현재 사망자는 플로리다주 83명 등 모두 87명으로 집계됐다며 이언의 상륙으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플로리다주에서의 수색·구조작업이 본격화하고 있어 사상자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역사상 5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평가되는 이언은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강도가 약해진 채 캐롤라이나 일대를 거쳐 계속 북상하고 있으며 버지니아주 일대까지 비를 뿌리고 있다.

NBC뉴스는 이언의 영향으로 현재까지 플로리다주에서만 83명이 사망하고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이언이 상륙한 쿠바에서도 최소 3명이 숨졌다.

플로리다주에서 수색·구조 및 복구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이언이 남긴 막대한 피해 상황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AP통신은 이언이 상륙하면서 260만 가구의 전기가 끊겼던 플로리다에서는 81만 2천 가구가 여전히 정전 상태라고 보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2만여 가구의 전기가 끊겼고 버지니아에서도 8천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 플로리다에서는 침수 지역의 물이 빠지면서 강풍과 집중 호우로 파괴된 주택·다리와 함께 통신과 교통이 끊겼던 해안 주변 섬들의 처참한 피해 상황이 드러나 완전한 복구까지 상당한 시일과 수백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인공위성 사진에는 플로리다 해안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새니벌섬 해안을 따라 자리 잡고 있는 주택과 모텔들이 완전히 파괴된 모습이 포착됐으며 무너지지 않는 집들도 대부분 지붕이 부서진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나 소사 새니벌섬 행정담당관은 "전기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됐고 하수도도 손상됐으며 상수도 손상 정도는 현재 조사 중"이라면서 6천여의 주민이 사는 휴양지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디엔 크리스웰 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CNN에서 "이언으로 인한 플로리다주의 피해가 복구되기까지는 머나먼 여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30일과 1일 플로리다를 방문한 그는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서는 많은 가옥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이언이 플로리다를 관통하며 홍수를 야기해 플로리다 중부의 경우 여전히 많은 가구가 침수 상태"라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해안경비대와 국방부를 포함한 연방정부는 플로기다 피해 지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아직 빠지지 않고 있는 물속에 전선이 가라앉아 있어 감전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부동산 데이터·분석 회사인 코어로직(CoreLogic)의 분석을 인용, 보험사들이 허리케인 이언으로 인한 보험료 청구액이 280억∼4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1992년 발생한 허리케인 '앤드루'(Andrew)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플로리다의 허리케인 피해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피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며 복구 노력에 연방정부의 모든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3일 푸에르토리코를 방문해 허리케인 '피오나'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5일에는 허리케인 이언이 강타한 플로리다를 찾을 예정이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