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은 부상 변수에 시달리고 있다. 이 변수의 극복 여부에 벤투호 운명이 달려있다.

주장이자 팀의 핵심인 손흥민이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게 가장 큰 걱정거리다. 손흥민은 16일 입국 후 팀에 합류해 첫 훈련에서 예상 이상의 훈련을 소화했다. 팀 훈련에서 빠진 채로 사이클을 타거나 개인 스트레칭만 실시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25분여간 동료들과 함께 훈련에 임했다. 걱정보다 회복세는 빠른 모습이다. 17일 오전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진행한 팀 훈련에서도 열외 없이 1시간 가량 몸을 풀었다. 다만 워낙 예민한 곳을 다쳤기 때문에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까지 온전히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선수 본인의 말대로 리스크를 안고 뛰어야 하는 셈이다.

부상으로 인해 카타르 도착 후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선수들은 2명 더 있다. 레프트백 김진수와 윙포워드 황희찬이다. 김진수는 시즌 막바지에 다친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 국내 훈련 기간 동안 개인 회복에 매진했고, 아이슬란드와의 A매치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도하로 넘어온 후에도 3일 차까지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았다. 황희찬도 김진수처럼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두 선수는 손흥민과 함께 16일 훈련까지는 일부 시간만 소화했다. 다행히 17일 오전 훈련에서도 두 선수는 온전하게 팀 훈련을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 모두 벤투호의 핵심이다.

손흥민은 대체불가 에이스이고, 황희찬은 벤투호 대표 돌격대장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황희찬만큼 1대1 플레이에 능한 공격수는 없다.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여기에 마무리 능력을 겸비한 윙포워드다.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은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김진수도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K리그 최고의 레프트백인 김진수는 벤투 감독이 요구하는 패스 축구의 키플레이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는 수비, 특히 사이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주전 사이드백이 빠지면 그가 원하는 구상대로 축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홍철이 있긴 하지만 김진수의 존재감은 확실히 크다.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까지는 며칠 남지 않았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긴 시간도 아니다. 이 기간 동안 세 선수는 부상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대표팀은 현재 이들의 회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특히 근육 부상이 있는 김진수, 황희찬은 한국에서 공수한 여러 치료 장비를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메디컬 팀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황희찬도 “2주 전부터 햄스트링에 통증이 있었는데 많이 좋아졌다. 조만간 팀 훈련을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상 악화는 최대 적이다. 벤투 감독이 이들에게 무리하게 팀 훈련을 시키지 않는 것도 지금 당장의 트레이닝보다 회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루과이전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자칫 우루과이전에 올인하려다 부상이 더 커지면 가나, 포르투갈전을 그르치게 된다. 굳이 리스크를 감수한 채로 훈련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

남은 일주일간 이들이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따라 대표팀 성적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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