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유보 왜?

[이슈해부]

“대한항공 매출 29%, 통합후 경쟁 제한성”

독과점 여부 판단 추가 심사 필요성 제기

남은 5개국중 한곳만 거부해도 출범 불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 제동이 걸렸다.

양사 합병의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미국의 합병 심사가 길어짐에 따라 합병 일정은 지연될 전망이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시간을 두고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양사 합병 이후 시장 경쟁성이 제한되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추가 심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 노선이 많은 만큼 독과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심사기간을 연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주 노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한항공 매출의 29%를 차지했다. 미국은 업계 2위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의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통합할 경우 경쟁 제한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에어프레미아,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등이 미주 노선 운항을 확대하면 시장 경쟁성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영국 등 5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전날 영국 경쟁시장청은 독과점 해소 방안을 오는 21일까지 제출하라고 대한항공에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영국의 유예결정에 이어 미국의 추가 심사까지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지자 다른 주요국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지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을 포함해 5개국 중 한 곳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면 두 항공사의 통합 출범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신고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총 14개국이다. 이 중 터키, 대만, 호주 등 9개국 경쟁당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