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하게 덴마크 공격 끊어내고 '한방'
월드컵 출전국 중 최약체 평가 뒤집고 
히딩크 시절 이후 16년 만에 진출 쾌거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던 16강, 호주가 아시아국 처음으로 올랐다.
호주는 30일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덴마크와 3차전에서 1-0으로 승전고를 울렸다. 승점 3을 추가해 6을 만든 호주는 2승 1패의 성적으로 조 1위 프랑스(2승 1패)와 함께 16강에 올랐다.
아시아팀 첫 16강 진출이다. 앞서 카타르(3패)와 이란(1승2패)은 각각 조별리그A, B에서 연이어 탈락했다. 
FIFA 랭킹 36위인 호주의 16강을 점치는 전문가는 드물었다. 더군다나 호주의 전력은 최약체로 평가받아 왔다. 실제로 출발이 불안했다. 우승후보 프랑스에 1-4로 대패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지만 튀니지(30위)에 1-0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다만 덴마크를 꺾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높은 적중률을 자랑한 BBC 크리스 서튼도 덴마크의 2-0 승리를 전망하면서 D조에서는 프랑스(1위)와 덴마크(2위)가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이라고 했다. 호주는 3위로 4위 튀니지와 함께 16강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봤다. 
예상을 뒤엎었다. 호주는 16강 진출권을 따내면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팀을 이끌며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6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덴마크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호주는 2위에 자리했다. 덴마크는 3위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경기 시작과 동시에 라인을 끌어올려 공세를 퍼부었다.
침착한 쪽은 호주였다. 덴마크의 공격을 연이어 끊어내고, 막아낸 후 한 방을 노렸다. 볼 점유율을 덴마크에 내줬지만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매튜 레키가 하프라인 뒤쪽에서 롱 패스를 받아 개인 드리블 돌파 후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슛으로 덴마크 골문을 갈랐다. 후반 막판까지 덴마크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수비벽을 단단히 세웠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한 골차 리드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서 페루(22위)를 꺾고 이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호주가 아시아의 반란에 앞장서고 있다.
 

강예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