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축구’로 승부를 걸기엔 상대가 너무 강했다.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6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1-4 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를 만나 용감하게 싸웠지만 한계에 부딪히며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다. 페널티박스 안에 몰려 수비하지 않고 공을 잡으면 정상적으로 전진해 우리의 축구를 했다.
전반전 볼 점유율을 보면 한국은 39%대48%로 브라질에 크게 밀리지는 않았다. 패스 횟수도 266회로 332회의 브라질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았다. 패스 성공률도 88%로 높은 편이었다.
몇 수 위의 상대를 맞아 용기 있게 도전했지만 한계는 뚜렷했다. 특히 수비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네이마르와 히찰리송, 하피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로 무장한 브라질 공격진은 수준이 너무 달랐다. 우리가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을 만큼 능력치가 달랐다. 게다가 상대는 전반전에만 58km를 뛰며 56km 뛴 한국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실력 면에서 훨씬 우수한데 부지런히 공수 전환까지 했으니 한국이 파고 틀 틈은 없었다.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것도 뼈 아팠다. 너무 이른 시간에 실점하면서 한국은 수비적으로 나갈 수 없게 됐다. 골을 넣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전진했다 공을 한 번 빼앗기면 순식간에 역습을 맞아 우리 수비와 상대 공격수 숫자가 비슷해지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그렇게 네 골을 허용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에는 그나마 경기력이 안정적이었다. 브라질은 네 골 차로 앞서 있어 서두르지 않고 공격에 임했다. 밸런스를 오히려 수비에 맞추면서 한국은 더 오랜 시간 공을 만졌다. 후반 한때 점유율은 41%대46%로 거의 대등해졌다. 적극적인 공세로 몇 차례 기회를 만든 끝에 후반 31분 백승호가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완패 속 위안이 된 득점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의 축구로 승부를 봤다. 조별리그에서는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같은 강팀을 상대로 선전하며 1승1무1패를 기록,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분명 의미 있는 도전이었지만 브라질은 앞서 만난 상대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힘과 스피드, 조직력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우리의 축구로 정면 대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말 그대로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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