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K콘텐츠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지상파 채널 드라마는 물론 OTT, 그리고 다소 벽이 높았던 스크린까지 접수하며 국내외 팬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OTT 시대가 되면서 실험적인 K콘텐츠가 많아진 게 연기돌의 활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종영한 MBC ‘금수저’에는 주인공 육성재를 비롯, 정채연, 모모랜드 출신 연우 등이 연기호흡을 맞췄다. tvN ‘슈룹’에서는 SF9 강찬희와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유선호가 조선의 왕자 의성대군과 계성대군으로 분해 호평받았다.

현재 방송 중인 ENA 드라마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에서는 AOA출신 설현과 제국의 아이들 출신 임시완이 각각 남녀주인공 이여름과 안대범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다. 12월 방송을 앞두고 있는 ‘환혼:빛과 그림자’(파트2)에서는 뉴이스트 출신 황민현이 고대 대호국 명문가 자제 서율로 분한다.

이외에도 올해 초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펜싱선수 고유림을 연기한 우주소녀 보나, 한국 드라마 최초로 국제 에미상을 수상한 KBS 드라마 ‘연모’의 남자주인공인 SF9 로운도 실력파 연기돌로 인정받고 있다.

OTT에서는 연기돌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최근 돌풍을 일으킨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 영웅’의 박지훈은 Mnet ‘프로듀스101’에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솔로가수로도 두각을 드러낸 박지훈은 ‘약한 영웅 클래스1’에서 상위 1% 모범생이자 작은 체구를 활용한 학내의 영웅으로 분해 차세대를 이끌 주연배우로 훌쩍 자리매김했다.

그룹 샤이니 출신 최민호도 12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더 패뷸러스’의 주연으로 나선다.

◇아이유·한선화·박진영...스크린 주역으로

TV와 OTT보다 한층 장벽이 높았던 스크린에서도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영향력이 대폭 늘어났다. 이미 K팝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쌓고 드라마를 통해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은 이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가수 겸 연기자로 활동한 아이유는 본명 이지은으로 출연한 영화 ‘브로커’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춘사영화제, 한국영화평론가영화상 등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은 300억 대작 ‘비상선언’에서 서늘한 테러범 류진석 역을 맡아 극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시크릿 출신 한선화는 독립영화 ‘창밖은 겨울’로 차분한 내면을 선보였고 아스트로 차은우도 액션영화 ‘데시벨’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갓세븐 박진영은 영화 ‘크리스마스캐럴’에서 10대 재소자와 발달장애아, 1인 2역에 도전했다. 이외에도 옥택연(‘한산’), 옹성우(‘인생은 아름다워’), 나나(‘자백’) 등도 스크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K콘텐츠에서 활약하면서 소셜미디어 상에서도 K콘텐츠 관련 트윗 건수가 500% 이상 급등했다. 트위터코리아의 김연정 상무는 지난 8월 열린 ‘콘텐츠 마케팅 서밋(CMS) 2022’에서 “K팝 아이돌 출신 배우의 출연이 트윗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마스캐럴’의 박진영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아이돌 출신 일부 배우들의 여물지 않은 연기력에 대한 불신이 컸지만 ‘연기돌’ 선배들이 이런 편견을 깨면서 한층 연기하기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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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