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의 위대한 도전은 마무리됐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강호들과 맞섰던 태극전사들의 모습은 4년 뒤를 더 기대하게 한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9일(한국시간) '아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경쟁국 중 2026년 가장 높은 곳에 오를 팀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으로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6개국의 4년 뒤를 전망했다.

이번 월드컵에 AFC 소속으로는 개최국 카타르를 포함해 한국,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한국, 일본, 호주가 16강에 올랐다. 비록 모두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AFC 소속으로 세 나라나 월드컵 16강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일본이 전 우승국들인 독일과 스페인을 꺾는가 하면, 우리나라는 포르투갈에 극적인 역전승을 일궜고, 사우디아라비아도 리오넬 메시가 버틴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역시 역전승을 거두는 등 월드컵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명승부를 펼쳤다.

캐나다, 멕시코,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 본선 참가국 수는 현재 32개에서 48개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AFC에 배정되는 본선 출전권도 4.5장에서 8.5장으로 늘어난다.

현재의 전력을 4년 뒤까지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지만 일단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아시아 국가들은 2026년 대회 본선에도 나설 가능성이 크다.

ESPN은 이번 월드컵 최종명단에 든 각국 26명의 선수 중 4년 뒤 30세 이하인 선수와 30세를 넘을 선수 수를 바탕으로 2026년 월드컵 성적을 내다봤다.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국가대표 26명 중 4년 뒤 30세 이하는 12명, 30세가 넘는 선수는 14명이다.

ESPN은 우선 "2026년이 되면 한국의 스타 손흥민(토트넘)은 34세가 된다. 그는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겠지만 지금보다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태극전사들에게는 고맙게도 이번 대회에서 몇몇 유망주들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멋진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고는 "중앙수비수 김민재(나폴리)와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다음 월드컵에서는 전성기인 30세가 된다. 가나를 상대로 두 골을 터트린 스트라이커 조규성(전북)은 (만 나이로) 한살이 더 어리다"면서 이들이 다음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축이 되리라 기대했다.

또한 "원더키드 이강인(마요르카)은 4년 뒤 여전히 25세에 불과하다"면서 "유럽 클럽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이상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몇 년 동안 더 많은 보석을 발굴할 수 있다면 한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SPN이 한국에 매긴 최종 평가는 'B+'다. AFC 소속 6개국 중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일본은 'A'를 받았다.

일본은 AFC 국가 중 유일하게 2승 1패,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해 사상 첫 월드컵 8강 꿈을 접었다.

호주가 우리나라와 같은 B+를 받았고 사우디아라비아(B), 이란(B-), 카타르(C) 순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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