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최대 피해자는 중산층 "바로 당신"
                    <평균 소득 70,784불>

급여 소득 구매력 작년 대비 2.9% 하락, 저소득층·고소득층은 되레 각각 1.5%·1.1% 상승 대조

[경제진단]

중산층 주로 구매 자동차, 휘발유 가격 급등 탓
저소득층 실질 임금 늘고, 정부 보조금 덕 톡톡

올해 극심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저소득층이나 고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산층이 주로 구매하는 자동차,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의회예산국(CBO) 조사에 따르면 올해 중산층 가구 급여 소득의 구매력은 작년 대비 2.9% 하락했다. 반면 저소득 가구는 같은 기간 구매력이 1.5% 올랐고, 고소득 가구도 구매력이 1.1% 상승했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위가구소득은 7만784달러다.

WSJ는 “인플레이션 초기에는 저소득 가구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동차,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중산층이 영향을 받았다”고 짚었다.

반면 저소득 가구는 낮은 실업률의 혜택을 받았다. 일자리를 찾기 쉬워졌고, 전반적인 임금 인상 분위기 덕분에 생활비보다 더 많은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제학 교수인 데이비드 오터는 “임금 하위 15%에 속한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은 2021년에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에 정부의 보조금이 늘어난 것도 도움이 됐다. 여기다 중산층과 달리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자동차, 휘발유 가격 인상에서 자유로웠다

고소득층도 충분한 수익과 자금력을 갖춰 구매력이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런던 정경대(LSE) 하비어 자라벨 교수는 2020~2022년 중산층이 15%의 물가 상승을 경험하는 동안 저소득·고소득층은 14% 이하의 물가 상승을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느끼는 중산층 가구도 크게 늘어났다.

센서스국 설문 결과 연 소득 3만5000∼9만9999달러 가구 가운데 생활비를 지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작년 10월 26%에서 올 11월 41%로 급격히 상승했다.

연 소득이 3만5000달러 미만인 경우는 같은 기간 53%에서 60%로, 20만 달러 이상 가구는 5%에서 9%로 상승 폭이 비교적 완만했다.

다만 11월 CPI가 작년 동월 대비 7.1% 상승해 작년 말 이후 최소폭을 기록하는 등 다행히 물가 상승 속도가 완화하는 추세라고 WSJ는 짚었다.

식료품 가격은 아직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만, 휘발유 가격도 최근 몇 달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