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강경파 계속 이탈표…'의장 유력' 매카시 연거푸 과반 확보 실패

2차례 이상 투표는 1923년 이후 처음…의장 선출돼야 하원 정상 가동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하원이 3일 새 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했으나 다수당인 공화당에서 반란표가 계속되면서 당선자 결정을 못 하고 있다.

미국 하원이 의장선거 투표를 2회 이상 진행하는 것은 100년만이다.

공화당 내에서 강경파들의 반발이 조기에 정리되지 않을 경우 하원의 정상적인 가동이 지연되면서 정치적 혼란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원은 제118대 의회 개회일인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의장 선출에 나서 이날 오후 5시까지 3차례 투표를 진행했으나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미국 하원의장 선거는 알파벳 이름순으로 호출된 의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의원의 이름을 직접 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당선을 위해서는 기권표를 빼고 참석 의원 과반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날 3차례 진행된 투표에선 사망으로 인한 결원(1명)을 제외하고 전체 434명 의원 전원이 투표에 참여했으나, 과반(218표)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오지 못했다.

이날 투표에서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여기에 더해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1차 투표에서는 앤디 빅스 의원(애리조나)을, 2~3차 투표에서는 짐 조던(오하이오) 의원을 후보로 추천했다.

민주당은 3차례 투표 모두 소속 의원 212명 전원이 제프리스 원내대표에 투표했다.

그러나 공화당에서는 1~2차에서는 19명이, 3차에서는 20명이 각각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다른 후보에 한 표를 행사했다.

특히 2차 투표 때 조던 의원은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기도 했으나 공화당 내 강경파 그룹에서 매카시 원내대표 지지로 돌아선 의원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바이든 정부에 대한 고강도 견제에 필요한 다양한 의사규칙 변경 등을 요구하면서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해 지지를 유보하거나 매카시 원내대표의 의장 선출에 반대했다.

이에 따라 매카시 원내대표는 3차례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3차 투표 전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이길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면서 "득표수는 최종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차 투표에서 오히려 공화당 내 이탈표가 1표 더 늘어나는 등 강경파 의원들의 반란이 계속되면서 의장 선거의 혼란상이 계속되고 있다.

만약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않으면 의회는 공전하게 된다.

하원의장 선출 이후에 의원 선서 및 상임위 위원장 임명 등 원구성이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2차례 이상 진행된 것은 1923년이었다. 당시는 9번 투표 끝에 결론이 났다.

또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의회 내 분열로 인해 2달간 133번의 투표 끝에 하원 의장을 결정한 전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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