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79세로 작고한 은막의 스타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의 장례식이 오는 30일 50여년간 생활했던 프랑스 파리 인근의 한 성당에서 진행된다.

22일 영화계 인사와 유족 측근 등에 따르면 장례식은 가까운 친인척과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유해는 장례식 이후 화장돼 인근의 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윤정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4시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1960~1980년대 한국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윤정희는 지난 1973년 영화 공부를 위해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고, 그곳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결혼해 평생 파리에서 지내왔다.

백씨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제 아내이자 오랜 세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윤정희가 프랑스 현지시간 2023년 1월 19일 오후 5시 딸 진희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어 “생전 진희 엄마의 뜻에 따라 장례는 파리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다.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2010년 영화 ‘시’까지 한평생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며 살아온 배우 윤정희를 오래도록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알렸다.

윤정희는 백씨와 사이에 딸 진희씨를 뒀다. 진희씨는 부친의 뒤를 이어 파리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선발돼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여우상을 받으며 주목 받았다.

영화 ‘안개’(1968) ‘신궁’(1979), ‘위기의 여자’(1987), ‘눈꽃’(1992) ‘만무방’(1994) 등에 출연했으며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배우로서 활동은 중단했다.

마지막 영화 ‘시’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있는 노인 미자로 출연했던 윤정희는 실제 알츠하이머에 걸려 10여년간 투병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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