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다음주 올해 첫 FOMC에서 0.25%p 인상 전망 지배적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올해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캐나다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3∼18일 실시한 시장 이코노미스트들 대상 조사 결과 캐나다가 25일 금리 결정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올해 3분기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올해 4분기에는 금리를 0.25%포인트 다시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캐나다는 지난해 초 0.25%였던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4.25%로 끌어올렸으며, 이 과정에서 금리 인상 폭을 지난해 7월 1.0%포인트에서 9월 0.75%포인트, 10월·12월 0.5%포인트로 점차 축소하며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캐나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8.1%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 6.3%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이 캐나다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또 최근 기준금리 인상 속에 캐나다 집값이 고점 대비 13% 빠지면서 주요 7개국(G7) 가운데 캐나다의 소비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 점도 캐나다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로 제시된다.

게다가 캐나다 중앙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후 '향후 금리를 얼마나 올려야 할지 보겠다'는 표현 대신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는지 보겠다'는 식으로 어조를 조절한 것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다만 티프 매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이번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할 경우, 이후 통화 완화적인 금융 조건 속에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관측했다.

그런 만큼 중앙은행으로서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입장을 유지하고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누라이프 투자관리의 도미니크 라푸앵트는 "명시적으로 금리 인상 중단을 밝힐 경우 올해 후반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단단해질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해질 경우 당국의 정책 유연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결정을 타국들도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기준금리가 고점을 향해 가는 가운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19명 가운데 17명이 올해 금리가 5%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오는 31일∼내달 1일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확률을 98.1%로 보는 등 인상 추가 속도 조절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지난해 약 40년 만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직면해 기준금리 상단을 연초 0.25%에서 연말 4.5%로 끌어올렸으며, 이 과정에서 4차례 연속 0.75%포인트 인상에 이어 12월 0.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 속도를 늦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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