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막(銀幕)’의 스타 윤정희(79·손미자)가 30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영면한다.

영화계에 따르면, 윤정희의 장례식은 이날 프랑스 파리 인근의 성당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장례식에는 고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 씨 등 가족과 프랑스에 거주하는 가까운 지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돼 생전 고인이 원했던 인근 뱅센 묘지에 안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서울에 거주 중인 일부 유족의 뜻에 따라 서울 여의도동성당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위령미사가 열렸다. 해당 성당은 윤정희가 국내에 머물 때마다 방문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위령미사는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윤정희는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선발돼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문희, 남정임과 함께 1960~1970년대를 대표하는 여배우 트로이카로 꼽혔다.

출연작만 300편에 달하며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대표작으로는 ‘신궁’(1979),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1973년 돌연 프랑스 유학을 떠난 고인은 1976년 당시 해외에서 활동 중이던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1977년에는 남편 백건우의 연주 여행 중 북한의 납치미수사건에 휘말렸고 10년간 알츠하이머를 앓는 중 친정가족과 남편이 법적공방을 벌이는 등 영화 같은 삶을 살았다.

유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다. 그는 이 작품으로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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