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년 만에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한 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전 세계 정책당국자들의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고린차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1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다만 현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직전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하는 내용의 IMF 4분기 전망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치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고린차스는 올해 성장률이 과거 20년 평균보다 낮고, 인플레이션도 이제 겨우 정점을 벗어나기 시작한데다 근원물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해 전 세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전 세계 국가의 84% 정도에서 올해 CPI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지겠지만, 2024년까지 소비자물가와 근원소비자물가 모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신흥·개발도상국은 성장률이 올해 4%, 내년에 4.2%로 선진국보다 3배 정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해 3% 성장에 그쳤던 중국은 올해 5%, 내년에 4.3%의 성장률을 보이고, 인도는 이번 회계연도에 6.8%,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6.1%와 6.8%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IMF는 전망했다.

고란차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각국의 재정 여건과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해소돼 개발도상국에 숨을 쉴 틈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계 저축 회복, 에너지 가격 완화, 탄탄한 노동시장, 중국의 일상 회복을 세계 경제의 호재로 꼽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런 호재를 상쇄할 수 있으며,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과 프렌드쇼어링(동맹·파트너 국가 중심의 공급망 재편)으로 나타나는 지정학적·경제적 분열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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