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감축법 앞둔 美 전기차 시장 가격 전쟁 '불꽃'…테슬라 20%  인하에 포드도 '맞불'
[경제진단]

미국 조립 전기차 최대 7500불 보조금 지급
올해 100만대 판매 돌파 예고 속 출혈 경쟁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전기차 출혈 전쟁에 불을 지폈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새해 들어 치열한 가격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연초 테슬라가 20%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포드 자동차 역시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일정 가격 이하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이같은 가격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IRA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포드 자동차는 이날 대표 전기차인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평균 4,500달러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모델에 따른 인하폭은 600달러~5900달러 수준이다. 이에 따라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4만 6000달러에서 6만 4000달러 사이로 형성됐다.

포드의 이번 가격 인하는 다분히 시장 1위 테슬라를 겨냥한 것이다. 그동안 가격 인상을 거듭하며 ‘배짱 영업’을 해온 테슬라는 연초 머스탱 마하-E의 경쟁 모델인 모델 Y의 가격을 약 1만 3000달러 인하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술렁이게 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력 모델인 모델 Y 롱레인지의 가격은 기존 6만 6000달러에서 5만 3000달러까지 낮아졌다. IRA에 따른 세액공제(5만5000 달러 이하 전기차 세단에 최대 7500달러 혜택)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때까지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포드 역시 가격 인하로 맞불을 놓은 가운데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가열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 전기차는 지난해 판매가 무려 65% 늘었으며, 올해 100만대 판매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65%)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포드(7.6%)와 현대기아차(7.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아직 전기차의 수익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출혈 경쟁에 돌입함에 따라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 존 머피는 "경쟁업체들은 전기차를 팔아도 이익이 극도로 적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테슬라가 단행한 가격 인하는 경쟁업체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