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미국 본토 휘저은 中'정찰풍선'격추 추락
최정예 전투기 F-22 다수 출격 '속전속결'
미국인 환호…중국 "과잉대응" 강력 반발
미중 정상회담 뒤 협력모드 물거품 '급랭'

미국 본토 상공을 가로지른 중국 비행체가 4일 미군에 격추돼 바다로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포착된지 1주일 만이다. 

미국은 정찰풍선으로 의심하는 이 기구의 잔해를 수거해 영공 침입 목적과 중국의 정보수집 역량을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인들은 이 풍선을 안보 위협으로 보고 최첨단 전투기가 미사일 한 발로 파괴하는 장면을 맨눈으로 지켜보고 환호했다. 그러나 중국은 국제법규에 어긋나는 과잉대응을 주장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양국은 이번 사태로 갈등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39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도시 머틀비치 연안에서 약 11㎞ 떨어진 해역의 18∼20km 상공에서 F-22 스텔스 전투기가 발사한 AIM-9 공대공 열추적 미사일이 정찰 풍선을 관통했다.

미국 정부는 격추 작전에 앞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등 동해안 공항 3곳에서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시켰다.

지난 1일 군 당국에 풍선을 안전하게 격추하는 게 가능해지는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작전을 수행하라고 지시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풍선이 격추된 직후 “작전을 성공한 조종사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버스 3대 크기의 풍선은 소형 모터와 프로펠러로 추력을 내며, 풍선에 매달린 장비 중에는 통상 기상 관측·민간 연구용으로는 쓰이지 않는 장비가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평가로는 이것이 중국의 정보 역량과 관련해 지구 저궤도의 인공위성처럼 중대한 정보를 추가해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찰풍선이 ‘기상 관측용 민간장비’라고 주장해온 중국 정부는 미군의 격추에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외교부 성명에서 “중국은 검증을 거쳐 이 비행선이 민간용이고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했으며 완전히 의외의 상황임을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알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국 관계가 급랭하면서 토니 블링컨 장관이 5∼6일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정찰풍선 정국 속에 이 방문 계획이 출발 몇 시간 전 전격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