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카이(29)가 11일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잠시 팬들의 곁을 떠난다.

병무청의 입영통지서를 받은 카이는 11일 입대해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한다. 갑작스런 입영통지로 엑소 컴백에도 차질이 발생했고, 엑소 팬들의 술렁임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일 “카이의 군 복무와 관련된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면서 “카이는 올해 예정된 엑소 컴백을 준비 중이었으나, 최근 병무청 규정의 변경으로 11일 육군훈련소로 입소해 기초 군사 훈련을 받은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이의 입대로 엑소의 완전체 활동은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엑소는 지난 2월 백현이 소집해제 되면서 약 5년 만에 완전체 컴백을 준비했다. 지난 달에는 데뷔 11주년 기념 팬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엑소는 미발매곡 ‘렛 미 인(Let Me In)’을 선보여 컴백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카이의 입대 소식에 팬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1994년생 카이에 이어 동갑인 세훈 역시 국방의 의무를 앞두고 있어 엑소의 완전체 컴백은 최소 2025년에나 가능하게 됐다. 카이가 속한 SM 남성 연합팀 슈퍼엠도 완전체 컴백이 불가능해졌다.

SM은 올해 초 SM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콘서트 ‘SM타운 라이브’에서 슈퍼엠의 컴백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슈퍼엠은 해외 위주로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에 백현의 군복무로 오랜 시간 기다렸을 글로벌 팬들 역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연예계 병역 면탈 논란, 불똥은 카이가?

한편으로는 엑소 카이의 갑작스러운 입대 배경에도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카이의 ‘예상치 못한’ 입대를 놓고 때아닌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카이의 갑작스러운 입대가 최근 병무청 규정 변경으로 인한 것이란 설명이지만, 병무청은 규정 변경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병무청의 갑작스러운 규정 해석 변경으로 6개월~1년간 중장기 활동 계획을 세우는 국내 엔터사들 역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행 병역법과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병역 연기는 질병·심신장애, 가족의 위독·사망, 학교 입학시험 응시,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 등으로 2년까지 가능하다. 연기 횟수와 사유별 연기 기간은 병무청장이 정하도록 되어있는데 현재 총 5회까지 할 수 있다.

K팝 아이돌 그룹의 연예 활동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 카이의 갑작스런 입대가 연예인 활동을 이유로 입영일을 연기할 수 있는 횟수를 모두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카이는 이미 기타 사유 항목으로 입영을 2회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카이 측에서는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가 지속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었지만, 병무청은 그 사유가 해소됐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카이의 입대가 결정된 배경으로 최근 라비, 나플라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병역 면탈 혐의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그간 병무청은 ‘기타 사유’의 범위를 유연하게 판단해왔는데 병역 면탈 사례가 연이어 적발됨에 따라 과거보다 엄격하게 규정이 적용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규정 자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병무청이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바라보고 있는 만큼 병무청이 카이와 같은 요건을 1994년생인 연예인에게 적용한다면 당장 올해 카이와 같이 갑작스런 입대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K팝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시점에서 병역법 해석에 대한 온도차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돌아와 미친 듯이 달릴게요” 카이, 무료 팬미팅 열고 팬심 다독여

카이의 입대를 둘러싼 배경이 어찌 됐든, 팬들 입장에서는 놀라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로버’를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건재함을 과시했고, 엑소 완전체 컴백을 공표하며 8명의 티저 사진까지 공개했는데 훈련소 입소를 약 일주일 남겨놓고 전해진 카이의 입대 소식은 충격을 안겼다.

국방의 의무는 당연하지만 갑작스러운 입대는 누구에게나 당황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수많은 팬들과 함께할 날을 준비하고 있던 연예인에겐 더욱 속상한 일일 수 있다. 카이 역시 입영 통지를 받은 당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가장 먼저 소통하며 “준비한 게 많았는데 아쉽다”고 라이브 진행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본인의 마음도 추스리기 빠듯한 시간, 카이는 시간을 쪼개서 팬들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전례없는 무료 팬미팅도 열었다. 아티스트와 소속사, 팬들이 합심해서 만든 이벤트다.

입대 이틀 전인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카이는 팬미팅 ‘아카이브(aKAIve)’를 열었다. 팬미팅은 참석자 사전 신청을 받아 무료로 진행됐으며 엑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도 진행돼 많은 팬들과 소통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팬미팅은 현장에 함께 하는 팬들을 위해 유튜브 엑소 채널에서 생중계돼 국내외 팬들이 대거 함께 했다. 실시간 접속자수는 8만 명에 육박해 카이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카이는 ‘군백기’를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편지를 읽고, 무대와 토크쇼를 진행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특히 카이는 “8월에 솔로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어서 더 아쉬웠다”면서도 “저는 흔들리지 않고 항상 같은 자리에 있다. 1년 좀 넘는 시간 동안 여러분들 생각하면서 또 어떤 멋진 모습으로 나타날지, 어떤 시간 보내면 좋을지 공부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보내고 있을 테니 기다려 달라”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조용히 입소하고자 하는 카이의 의사를 존중해 입소 장소 및 시간은 비공개에 부친다. 소속사는 “당일 별도의 행사는 진행하지 않으니 팬 여러분의 양해 부탁한다”며 “향후 예정된 엑소 앨범에 대한 내용은 정리되는 대로 안내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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