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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의 世上萬事

 '나는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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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한나라 무제 때 땅속에서 청동 솥 하나가 발견되었다. 알고 보니 까마득한 옛날 복희씨가 만들었다던 '신의 솥' 신정(神鼎)이었다. 이 후 하나라 시조 우 임금은 아홉 제후들이 바친 청동을 모아 '아홉 개의 솥, 구정(九鼎)'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구정에 제물을 삶아 하늘에 제사 지냈다. 이 후 새 왕권이 세워질 때마다 옮겨지다가 진 나라가 주 나라를 멸하는 와중에 사수(泗水) 강 바닥에 가라앉아 없어졌다고 한다. 정(鼎)이라고 하는 것은 3개의 다리가 달린 솥의 모습을 나타낸 글자로 '솥이 세 발로 서는 것'처럼 안정과 균형을 말한다. 그리고 '아홉 개의 발'을 뜻하는 구정(九鼎)은 민심과 덕행에 따라 왕권의 성쇠를 가름한다. 

  조금 다른 비유지만 미국에는 아홉 개의 기둥이 있다고 표현한다.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를 서술해 유명해진 밥 우드워드의 책 ' Inside the supreme court' 에서 연방대법관 9명을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 지칭한 거다.   

   연방대법관은 종신직인 데다 중요한 정치적 쟁점과 관련된 사건을 다루는 최종심 판사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게다가 헌법재판소가 없는 미국에서 위헌심사권까지 가지고 있다. 그런 그들이 내린 판결은 미국 사회의 기반이 되는 거다.  이런 그들의 결정은 보수와 진보의 균형이라는 전통 속에서 이루어지고 그러한 균형을 받쳐주는 것이 바로 아홉 개의 기둥인 것이다.   

  지난 18일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진보의 아이콘' 등으로 불리며 27년간 연방대법관을 지낸 그녀는 양성평등과 소수자를 위한 판결을 이끌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법원이 보수적인 결정을 내릴 때마다 '나는 반대한다(I Dissent)'고 외쳤고, 이 말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거다.  

  긴즈버그는 세계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3년 뉴욕에서 가난한 러시아 계 유대인 가정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갔을 때 학생 500여명 중 여학생은 단 9명이었다. 당시 총장은 신입 여학생들에게 남학생들의 자리를 빼앗아가며 굳이 로스쿨에 들어온 이유를 설명해 보라고까지 했다. 이후 뉴욕의 로펌에 취직한 남편을 따라 컬럼비아 로스쿨로 옮겼고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법률회사에 취업하지 못했다. 대학교수가 됐을 때도 동료 남성 교수들 보다 훨씬 적은 월급을 받아야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자신이 '유대인이고 여자이고 그리고 엄마'이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그리고1993년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연방대법관에 지명됐다.   

 그녀가 장암과 췌장암, 폐암을 앓고도 매일 같이 팔굽혀펴기를 하며 버틴 이유는 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5:4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사망하기 수일 전 '나의 가장 간절한 소망은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교체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가 '사기꾼'이라고까지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을 선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제 대선을 불과 두 달도 채 안 남기고 그녀가 떠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녀 생전 연방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구성이 5:4에서 5:3으로 된 지금 6:3으로 될 판이기 때문이다.  

  긴즈버그는 변호사 시절 대법원까지 올라 간 6 개의 재판에서 다섯 차례 승소해 성차별적인 법규의 대대적인 개정을 이끌어냈다. '모든 젠더 차별은 양날의 칼이다. 그것은 양쪽으로 작용한다'는 게 그녀의 소신이었다. 오늘 미국의 양성평등과 공정은 그녀의 27년 노력에 힘입은 것이다. 그녀의 명복을 빈다.  


 


2020-09-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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